[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경쟁을 두고 “훗날 민주주의 교과서에서 ‘한국 정당정치를 가장 후퇴시킨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심상정 대표는 “참담한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께 송구스러울 뿐”이라면서 “결국 국민이 투표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21대 총선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된다. 정당 득표율만큼 지역구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한 정당에 비례대표 일부 의석(47석 중 30석)을 우선 배분하는 제도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득표수만큼 의석수를 배분받지 못하는 소수정당을 위한 제도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은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했다. 민주당은 원외 정당들과 함께 '더불어시민당'을 출범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3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위성정당은 위헌정당”이라고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정치 개혁이라는 30년간의 숙원이 단 3개월 만에 무너져버렸다”면서 “위성정당은 30년 동안 추진해 온 선거제도 개혁을 훼손하는 일이다. 결국은 극단적 대결 정치로 날을 세우는 양당 정치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상정 대표는 국민이 투표로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대표는 “(정치개혁은) 국민이 국회를 바꿔줄 때 가능하다”면서 “여야 4당이 최소한의 변화를 만들었는데, 이조차 거대 양당에 의해 도루묵 됐다. 국회가 국민의 삶을 대표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선 국민이 해결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정의당이 비례대표 투표에서 선전하리라 예상했다. 심상정 대표는 “정의당 지지도가 최저치라는 말이 있는데, 그건 지난주 초까지의 상황”이라면서 “위성정당의 꼼수 논란이 극대화됐던 시점부터는 (정의당 지지도가) 반등하고 있다. 현재 정당 지지도보다 ‘비례 투표 경향’이 더 높다. 이는 유권자가 선거일에 어떻게 투표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심상정 대표는 “선거연합당 논란이 생기고 정의당이 불참을 선언하자 ‘고집스럽다’는 평가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선거연합 정당은 시민사회 원로의 버림을 받았다. 녹색당·미래당 역시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상정 대표는 “정의당이 왜 원칙을 지켰는지 이해하기 시작했을 것”이라면서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 만들어진 정의당에서조차 원칙을 버린다면 아마 정치 혐오가 더 심해지지 않았겠나”라고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비례대표 1번 류호정 후보의 ‘대리게임 논란’에 대해 “검증 과정에서 미숙함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대리게임은 타인의 게임 계정으로 대신 플레이해 게임 등급을 높여주는 행위를 뜻한다. 심상정 대표는 “정의당에 대한 잣대가 다른 당보다 더 높다는 것을 철저히 유념해야 했다”면서 “다른 당처럼 여러 논란에 대해 기민하게 대응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심상정 대표는 “대리게임 논란은 당에서도 사전에 검증했다”면서 “대학교 저학년 시절의 일이었고 본인이 깊이 성찰하고 사과하고 책임져 왔다. 대한민국 정치 현실에서 만들어진 청년 정치는 없다”고 말했다. 심상정 대표는 “다시는 그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수용을 한 것”이라면서 “미숙한 부분을 잘 보완하고 청년 정치인들을 잘 훈련해 국민에게 믿음을 드릴 수 있는 정치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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