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를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던 조광래호 축구대표팀이 오늘(7일) 저녁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프리카 강호 가나와 평가전을 갖습니다. 세르비아전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봤던 조광래호는 가나전에서 기존에 하지 못했던 전술, 작전을 시험해보고,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며 또 한 번 기분 좋은 승리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이번 A매치에 대한 관심은 세르비아전보다 훨씬 높아 보입니다. 지난 2007년 이후 4년 만에 수도권 외 지역에서 A매치가 열리며, 특히 경기가 열리는 전주만 놓고 보면 6년 만에 A매치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지역 축구팬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미 경기 입장권 예매는 거의 동났고, 경기 이틀 전 모 은행에서 가진 대표팀 팬사인회에 엄청난 인파가 몰려 열기를 실감했습니다. 어수선한 한국 축구계 분위기를 바꾸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줬던 조광래호가 이번 경기를 통해 지역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한국 축구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쌓는 더 큰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하지만 상대는 남아공월드컵 8강에 빛나는 아프리카 최강 가나입니다. 이번 가나와의 평가전을 흥미롭게 볼 만한 관전포인트는 과연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가나전을 앞두고 훈련하는 축구대표팀 ⓒ연합뉴스

상승세 이어가는 것 중요하다

일단 세르비아전에서 이어온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세르비아전에서 조광래호는 콤팩트, 점유율, 패스 축구로 재미를 톡톡히 보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중원에서의 고른 역할 분담,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공격 축구 지향, 빠르고 정교한 움직임과 결정적인 마무리 등은 만만치 않은 상대였던 세르비아를 물리칠 수 있었던 비결이었습니다.

이 같은 모습을 가나전에서도 또 한 번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적응 단계에 있는 조광래식 '만화 축구'가 완전하게 이식될 수 있기 위해서는 보다 간결하고 빠른 패스 플레이로 상대의 허를 찌르고 기술적인 면에서 우세한 면모를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세르비아에 이어 가나를 상대로 가능성 있는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더욱 자신감을 갖고 다음 플랜을 짜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가나전 악연 끊을까

기본적으로 가나와의 악연을 끊는 것이 이번 경기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아프리카 최강, FIFA(국제축구연맹) 15위 가나는 5년 전 두 차례나 맞붙어 한국에 모두 1-3 패배를 안긴 기억을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또한 2009년 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8강에서 한국에 2-3 패배를 안겨 26년 만의 4강 진출에 벽을 세웠던 팀입니다.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함과 개인기, 여기에 조직력까지 갖춰 2000년대 들어 대표적인 아프리카 축구 강호로 떠오른 가나는 분명히 좋은 상대임이 틀림없습니다. 마이클 에시엔, 케빈 프린스 보아텡, 존 멘사 등 주전급 선수가 많이 빠지긴 했어도 설리 문타리, 아사모아 기엔, 존 판실 등 남아공월드컵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선수들이 포함돼 있어 전력 면에서 한국보다 다소 우위에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탄탄한 전력을 갖춘 가나를 상대로 최근의 악연을 끊고,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조광래호의 면모를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포스트 박지성, 그리고 지동원

▲ 지동원 ⓒ연합뉴스
이번 경기에서 조광래호가 내놓은 화두 가운데 하나는 역시 '포스트 박지성'입니다. 다양한 포지션 소화를 통해 공격력을 극대화하고 변화무쌍한 전술 운영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했던 박지성을 대체할 만 한 자원을 찾아 키우는 것이 조광래호가 해결해야 하는 큰 과제였습니다. 이를 해결할 만한 선수로 구자철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체력 저하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이번 평가전에서는 후반 교체 출전이 또다시 점쳐지고 있습니다.

대신 스트라이커 지동원을 '포스트 박지성 후보'로 이번 가나전에서 시험대에 올립니다. 원톱 공격수 성향이 강한 지동원은 이번 경기에서 박주영과 수시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이른바 '세컨드 스트라이커'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경기에 나섭니다. 이미 지동원은 지난 3월, 온두라스전에서 10여 분 동안 이 역할을 소화하며 박주영의 골을 돕는 맹활약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인 바 있습니다. 스트라이커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유연한 움직임과 감각, 동료 선수들과의 유기적인 호흡 면에서도 좋은 만큼 지동원 실험 카드가 성공을 거둘지,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기회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후반 집중력 저하 문제, 이번에는 나아질까

지난 세르비아전에서, 더 나아가 1월에 열린 아시안컵에서 조광래호가 노출한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후반 집중력 저하였습니다. 경기를 앞서나가다가 후반 30분 이후 체력이 떨어져 실점을 허용하고 마지막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은 조광래 감독을 화나게 했습니다. 강한 상대를 맞이해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완벽한 수비 능력으로 또 다른 가능성을 살려나가는 것은 이번 경기에서 선수들이 보여줘야 할 주요 장면 가운데 하나입니다.


'깜짝 스타' 나올까

조광래호 출범 첫 경기였던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는 윤빛가람이, 지난 세르비아전에서는 김영권이 새로운 '깜짝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예상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깜짝 등장은 조광래호의 전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가나전에서도 과연 '깜짝 스타' 선수가 나와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를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아무래도 주전보다는 비주전급 조커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미드필더 고명진, 수비수 이재성을 비롯해 전주월드컵경기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두 전북 현대 선수 이승현, 박원재도 눈길이 갑니다. 또 포지션 변신이 예상되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 김재성, 2년 4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던 스트라이커 정조국 등도 관심 가져볼 만한 '예비 깜짝 스타'입니다. 그야말로 '비밀 병기' 역할을 할 만한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 조광래 감독의 눈도장도 찍고, 강한 인상을 남길지 주목할 만합니다.

브라질월드컵 지역예선을 3개월 여 앞두고 가나와의 평가전은 충분히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기입니다.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강하며 강팀을 상대로 새로운 희망을 살려나가는 조광래호의 면모를 볼 수 있을지, 기대되고 주목되는 가나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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