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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 신종플루·메르스 당시 보도 양태는공포 경계·차분한 대응 강조 "이런 사람이 정부-병원 비난"…현재 '중국발 입국금지' '의료 비선실세' 정파적 보도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03.18 08:50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코로나19 국면에서 주요 보수언론의 보도양상은 일관되게 정부비판으로 흐르고 있다. 감염병 등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방역당국의 문제점이 발견됐을 때 이를 지적하는 것은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언론의 책무이다. 그러나 '우한폐렴', '중국발 입국금지', '의료 비선실세' 등 과학적 근거보다 정파성에 기댄 주장들이 보수언론에서 줄을 이으면서 언론계 내에서마저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4·15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 같은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나타난 보수언론의 정파성은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보도와 비교해보면 자세히 드러난다. 당시 주요 보수언론은 정부의 잘못된 대처에 비판을 가하면서도 지나친 공포와 불안을 경계할 것을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정부에는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 

2009년 국내 감염자 75만명, 사망자 263명이 발생한 신종플루 사태 당시 주요 보수언론 보도는 다음과 같다. 

문화일보 <"한국, 신종 플루 성숙한 대처">

문화일보는 2009년 5월 14일 기사<"한국, 신종 플루 성숙한 대처">에서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한국의 신종플루 대응과 관련해 "국제관계에서 성숙함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를 했다고 보도했다. 

문화일보는 그 이유를 한국이 멕시코에 항공기 운항금지 조치 등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화일보는 "칼데론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신종 플루 사태 이후 중국 등을 중심으로 멕시코행 여객기 운항 금지 조치 등을 취한 일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며 "평소 형제국으로 호칭해온 쿠바,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칠레 등이 이번 사태 이후 멕시코 왕래 여객기 운항을 금지했다. 중국과 일본 정부는 멕시코인들을 격리하거나 비자 협정 변경 등에서 차별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 같은 과잉 대응이 아니라 외교적으로 멕시코의 신종 플루 대응을 적극 지지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해석된다"고 풀이했다. 

조선일보는 2009년 8월 24일 기사 <"신종플루 지나친 불안은 약보다 독">에서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의사협회는 23일 '일반인이더라도 호흡기 증세가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발전할 기미가 있으면 항바이러스 약물 처방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며 "신종플루 공포확산을 막고 의사의 판단에 따라 처방 법위를 유연하게 하자는 조치"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집단 히스테리적인 공포 반응이 상황 판단을 흐려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일반인도 상황에 따라서는 항바이러스 약물 처방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으니 차분히 개인의 면역력을 유지하는 데 힘쓰면 된다"는 박승철 국가신종플루대책자문위원장의 말을 전했다.

동아일보 2009년 8월 28일 사설 <신종플루, 만반 대응하되 ‘공포’ 는 조장하지 말아야>

동아일보는 2009년 8월 28일자 사설 <신종플루, 만반 대응하되 '공포'는 조장하지 말아야>에서 "신종 인플루엔자가 대유행 단계에 들어서면 사망자가 최대 2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 보건복지가족부 실무자의 실수로 흘러 나와 충격을 주었다"면서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정확한 사망률 예측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종플루의 예방과 치료에 만전을 기하되 공포심을 부채질하는 과민반응은 부작용만 키울 우려가 있다"고 제언했다. 

동아일보는 "인터넷에 '신종플루'만 쳐도 질병관리본부 신종 인플루엔자 홈페이지로 연결돼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신종 전염병에 대해 경계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공포심이 지나쳐 경제가 위축되거나 사회 혼란을 부르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2009년 9월 7일 기사 <신종플루보다 무서운 '신종플루 공포심'>에서 "대한민국은 일본과 더불어 WHO가 인정하는 전염병 관리를 잘하는 국가"라며 "앞으로 환자는 증가하고 누적 사망자도 추가될 것이다. 따라서 손 씻기 등 예방수칙을 생활화하고 혹시라도 열·근육통·인후통·기침 등 신종 플루 의심 증상이 생기면 즉시 병원치료를 받으면서 집에서 요양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불필요한 공포심은 접자"고 했다. 중앙일보는 "공포심은 건강인의 사회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로 작용해 면역력 감소로 신종플루 발병 위험만 증가시킬 뿐"이라고 당부했다. 

2015년 국내 감염자 186명, 사망자 38명이 발생한 메르스 사태 당시 보수언론의 보도도 같은 맥락이다. 메르스 사태 당시 한국은 세계 2위 메르스 발병국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치사율은 20.4%를 기록, 정부의 늑장대처가 도마위에 올랐던 시점이다. 

조선일보는 2015년 6월 6일 기사 <"공기 통한 메르스 감염 희박… 일반인이 집에만 있는 건 과민반응">에서 독일 본 대학 바이러스 연구소 총책임자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교수를 인터뷰 해 "그렇게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손 씻기 등 일상 생활에서 위생 수칙을 철저하게 따르는 것 만으로도 환자 발생을 상당수준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은 2015년 6월 9일 칼럼 <국민마저 떠밀려가선 안 돼>에서 "당국의 격리 지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장소를 마구 이동한 사례, 병원에서 환자 면회에 관한 수칙을 아예 무시한 사람, 그것을 막지 못하고 내버려둔 병원 당국, 공공장소나 회사의 로비에 세정 기구를 설치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나치는 사람, 아무 곳에서나 손도 안 대고 기침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너무 많이 본다"며 "이런 사람일수록 뒤늦게 정부와 병원을 비난하는 강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메르스의 치사율이 높지 않고, 메르스로 사망한 사람이 거의 모두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이었으며, 거의 모든 감염은 병원을 통해 이뤄졌다며 "그런데도 회의 참석자, 버스 등 교통기관 탑승자까지 불안하게 만들고 시장·극장·학교 등 다중 장소의 폐쇄, 그리고 관광계의 침체까지 몰고 오는 현실은 과도한 호들갑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2015년 6월 9일 <국민마저 떠밀려가선 안 돼>

동아일보는 2015년 6월 10일 <사망자 모두 만성질환자… 건강하면 두려워할 필요 없어>에서 당시 확진자 58명의 질환과 증세를 분석, "이미 다른 질환을 갖고 있는 고령 환자가 메르스를 특히 조심해야 하며,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메르스가 치명적이지 않다는 의미"라며 "메르스를 경계하되 지나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말"이라고 조언했다. 

동아일보는 2015년 6월 13일 사설 <지나친 '메르스 공포증' 떨치고 일상으로, 기본으로>에서 "메르스 2차 유행의 출발점인 14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 있었던 마지막 날로부터 2주가 지났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최대 참복기가 2주임을 고려할 때 2차 유행은 끝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감염 가능 대상자가 완벽하게 통제되지 않는 한 산발적으로 환자가 발생하겠지만 3차 유행이 없으면 메르스는 일단 수그러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방역당국은 3차 유행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지역사회 감염이 없는 이상, 국민은 과민 반응을 접고 일상으로 돌아갈 때"라며 "메르스 안전수칙도 손을 자주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일회용 티슈나 소매로 입을 가리는 등 우리가 초등학교 때 배웠던 기본적인 내용이다. 결국 정부나 개인이나 ‘기본’이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이제 미뤘던 야외활동과 쇼핑, 외식을 다시 시작하고 기업들도 내수를 살리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 2015년 6월 13일 <지나친 ‘메르스 공포증’ 떨치고 일상으로, 기본으로>

중앙일보는 2015년 6월 20일 사설 <메르스 1개월… 우리 공동체의 DNA를 믿는다>에서 "WHO는 한국의 메르스 발병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해당되지 않으며 한국에 대한 여행·교역금지도 권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고 권위를 가진 국제보건기구의 판단"이라며 "이제 우리의 다음 과제는 메르스로 인해 과도하게 위축되고 침체된 사회 분위기를 살려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이제 남은 숙제는 정부가 리더십을 회복해 위기 타개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는 일이다. 여야 정치권도 상대방을 비난하기보다 더 나은 메르스 극복 대안을 제시해 국민들의 표심을 얻어야 할 것"이라며 "메르스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이로 인한 불신과 분열이다. 우리 모두 불신·이기주의·분열에서 벗어나 신뢰·시민의식·단결로 뭉쳐 메르스와 최후의 일전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했다. 

중앙일보 2015년 6월 22일 <[취재일기] 문재인 대표의 메르스 협력정치>

중앙일보는 2015년 6월 22일 <[취재일기]문재인 대표의 메르스 협력정치>에서 "문 대표는 '마음에 안 들어도 정부를 중심으로 온 국민이 단합해야 한다. 대통령이 진두지휘해야 국민이 따를 수 있다'고 당내 강경파들을 다독였다"며 "'선 수습 후 문책'이 지금 그가 끌고 가는 야당의 방향이다. 최근엔 정부의 메르스 추경 편성에도 찬성하고 있다. 문제만 발생하면 책임자 퇴진 공세부터 퍼붓던 과거 야당과는 다른 문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앙일보는 "그러는 사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표의 지지율은 야권 라이벌인 박 시장보다 3%포인트 안팎으로 뒤처진 상태다. 하지만 과거엔 보기 힘들었던 '협력정치'의 싹이 보인다"며 "과연 문 대표는 '신스틸러'가 될 수 있을까"라고 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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