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미래통합당 공천신청 논란을 빚은 전광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이 16일 통신심의소위원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 상임위원은 “언제까지 회의를 회피해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말했고 통신소위 위원들은 “전체회의(23일) 때 논의하기로 하고 그 전까지 심의를 회피하라”고 밝혔다. 전 상임위원은 위원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회의장을 떠났다. 하지만 이상로 위원은 “전 상임위원 공천신청은 문제가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지난달 미래통합당 대구 동구갑에 비공개로 공천신청했다. 방통위 설치법은 겸직금지 조항에 “위원은 정치 활동에 관여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공천신청 소식이 알려진 후 전광삼·이상로 위원을 제외한 방통심의위 위원들은 전 상임위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 상임위원은 공천심사 당일인 6일 공천신청을 철회하고 위원회로 복귀했다. 방통심의위는 전 상임위원의 공천신청이 해촉 사유에 해당하는지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전광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 (사진=연합뉴스)

전광삼 상임위원은 법제처 유권해석이 나오기 전까지 심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 상임위원은 16일 통신소위에 돌연 참석했다. 전 상임위원은 “계속 회의를 회피하면 ‘일하기 싫어서 그러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회의 회피를 계속 이어가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이 안 선다. 위원들이 의견을 내주면 듣겠다”고 말했다. 전 상임위원은 “내가 했던 행동(공천신청)이 정치 활동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계속 회피해달라고 다수가 요구하면 따르겠다. 위원 한 사람 때문에 통신소위가 작동되지 않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 나도 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영섭·김재영·강진숙 위원은 전광삼 상임위원의 회의 회피를 요구했다. 김재영 위원은 “방통심의위는 법률로 명시되지 않은 특수성이 있다”면서 “방통심의위는 콘텐츠를 심의하는 기관이다. 정치심의 논란도 많기에 의혹이나 여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영 위원은 “개인적으로 (공천신청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전 상임위원이 없다고) 회의가 파행되지 않았다. 전 상임위원이 회의에 가세하는 게 위원회 위상에 득이 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의결과정에는 참여하지 않는 게 최악을 면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심영섭 위원은 “전체회의 때 복귀 문제를 논의했으면 좋을 건데, 통신소위에서 이러니 당황스럽다”면서 “이번 주까지 회의를 회피해주고, 다음 주 전체회의 때 결론을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진숙 위원은 “절차적 민주주의라는 게 있는데, 심의위원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누가 지키겠냐”면서 “개인의 권한도 중요하지만 조직과 공동체의 권익이 더 중요하다. 전체회의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법적 문제가 없다면 돌아와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전광삼 상임위원은 “다수 위원이 회의 복귀 여부를 가리는 시점을 월요일(23일)로 말했으니 그때까지 고민해보겠다”면서 “만약 내가 죄를 저질렀어도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게 있다. 기소돼서 사퇴하지 않는 공직자도 있는데, 난 기소되지 않았다. 우선 심영섭 위원에게 회의 진행 권한을 넘기겠다”고 밝혔다.

이상로 위원은 전광삼 상임위원 복귀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전 상임위원의 공천신청이 ‘직업선택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이상로 위원은 “이번 논란은 하등 문제 될 게 없다”면서 “사람은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고 공천신청은 정치 활동의 예비단계일 뿐이다. 전광삼 위원을 문제 삼는 게 정치 행위”라고 말했다. 이상로 위원은 “누구도 우리의 권한을 방해할 수 없다”면서 “왜 다들 정치인이 되어서 난리인가. 정치에 눈이 뒤집혔나. 왜 법에 없는 일을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로 위원은 전광삼 상임위원이 심영섭 위원에게 회의 진행 권한을 맡기자 “심영섭 위원, 이 자리(소위원장석)에 앉지 마라. 천만에,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상로 위원은 회의 중 “심영섭 위원에 회의 진행을 맡긴 위원장 명의의 서류를 달라. 법원에 제출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방통심의위 통신소위는 16일 회의에서 코로나19 관련 허위 게시물 2건을 시정요구(게시물 삭제 및 차단)했다. 만 11세인 32번 확진 환자에 대해 “제약회사 직원이며, 병원 15곳을 방문했다”고 언급한 게시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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