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조선일보'와 '조선비즈'는 각각 '명품 소비는 못말린다', '명품 성장세가 꺾였다'는 상반된 기사를 같은 날 게재했다. 백화점 매출 추세에 대한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은 것으로 조선미디어는 조선일보 기사를 온라인에서 삭제했다.

조선일보 3월 9일 <코로나도 명품 소비는 못말려>

9일 조선일보는 <코로나도 명품 소비는 못말려>라는 기사에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경기 침체와 소비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명품소비만은 10%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매출 추이를 바탕으로 한 분석기사다. 조선일보는 "끄덕없는 명품 수요에 패션브랜드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 4일 주요 상품 가격을 3~4% 인상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 같은 '명품 인기' 현상의 배경에 '소비 양극화'가 자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소비 양극화의 심화는 내수침체와 산업발전 동력의 상실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소비 양극화를 설명하기 위해 코로나19 사태 명품 매출 성장세를 언급한 것이다.

반면 같은 날 조선비즈는 <"VIP도 지갑 닫았다"…코로나 여파에 명품 성장세 꺾여>에서 지난달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명품 매출 성장세가 꺾였다고 보도했다.

조선비즈 3월 9일 <"VIP도 지갑 닫았다"... 코로나 여파에 명품 성장세 꺾여>

조선비즈는 "코로나19 발생 초만 해도 명품은 백화점 카테고리 중 유일하게 성장했지만, 지난달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며 최근 각 백화점 명품 매출의 하락세를 보도했다. 경보 단계 '심각' 격상 이후 전년동기대비 20%가 넘게 매출이 감소한 사례도 있다.

조선비즈 기사에서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실적을 지탱하는 게 명품이었는데, VIP의 소비가 줄면 실적 압박이 더 커질 것"이라며 "최근 2주간 명품 매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매출 감소세가 더 커졌다. 이런 역성장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 조선비즈는 "매출이 줄었는데도 매장 밖 줄서기가 계속되는 이유는 대부분 명품이 '일대일 응대'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고객 응대 지침이 강해져 1인당 응대 시간이 이전보다 길어진 탓도 있다"는 백화점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두 기사가 대조를 이루며 SNS 등 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되자 조선미디어는 11일 두 기사 중 조선일보의 기사를 온라인판에서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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