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언론사 요직을 맡았던 인사들과 보수 유튜버들이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미래한국당이 10일 공개한 비례대표 공천신청자 명단에 길환영 전 KBS 사장, 김재철 전 MBC 사장, 김세의 전 MBC기자가 포함됐다.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대표로 활동 중인 김세의 전 기자를 포함해 우동균 ‘신의한수’ 기자, 이재홍 ‘지식의 칼’ 운영자, 우원재 ‘호밀밭의 우원재’ 운영자 등 보수 유튜버가 대거 공천을 신청했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신청자는 총 531명(비공개 97명 포함)이다. 비례대표 의석수가 47석인 점을 감안하면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30~40명 정도 후보자 추천 명단을 작성할 것으로 보인다.

길환영 전 KBS 사장 (사진=연합뉴스)

길환영 전 KBS 사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인사 통제 의혹으로 2014년 6월 KBS 이사회로부터 해임당했다. 2016년 9월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참사 청문회에서 폭로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길 전 사장은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과 통화한 뒤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편집주간, 취재주간을 불러 해경을 비판하는 보도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벌금 1,000만 원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2018년 3월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와 함께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길 전 사장은 같은 해 6·1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충남 천안시갑 후보로 출마했다가 떨어졌다. 길 전 사장은 지난해 7월 출범한 자유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에 공동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경상남도 사천시남해군하동군에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던 김재철 전 MBC 사장은 지난 5일 경선 후보 3인에 들지 못했다. 김재철 전 사장은 2010년 3월부터 3년 동안 MBC 사장을 지냈다. 법원은 김 전 사장이 재임 기간 동안 MBC 노조원들에게 불리한 인사 평정을 해 노조탈퇴를 유도하는 등 노조운영에 개입한 혐의를 물어 지난달 7일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60시간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 전 사장은 3일 뒤인 2월 10일 항소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판결 이후 “김 전 사장은 노조원 9명을 부당 해고한 것도 모자라 80여 명을 ‘묻지마 징계’하고 70여 명을 부당 전보한 당사자”라며 “‘신천교육대’ 등 유배지를 만들어 노조원들을 탄압한 노조 파괴행위는 안광한, 김장겸, 백종문, 이진숙 등 후임 경영진에게 고스란히 답습되었다”고 지적했다.

김세의(오른쪽) 전 MBC기자와 만화가 윤서인씨가 2018년 10월 26일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8년 10월 MBC 과거사 청산-혁신 기구인 ‘정상화위원회’는 김세의 전 기자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총 5건의 리포트에서 인터뷰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MBC 정상화위 "김세의 '인터뷰 조작' 리포트 5건 확인")

김 전 기자는 2016년 만화가 윤서인 씨와 함께 고 백남기 씨의 딸을 비방하는 글과 그림을 올린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여해 최대현 전 MBC아나운서와 함께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고 쓰인 피켓 옆에서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된 바 있다.

김 전 기자는 2018년 8월 “최승호 사장이 취임한 이후 저를 비롯한 80여 명의 직원이 마이크를 빼앗기고 취재업무에서 배제됐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6월 황교안 대표가 주도한 자유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된 뒤 현재는 보수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이번 비례대표 공천에는 보수 유튜브 채널 운영자 및 출연진들이 대거 참여했다. 김현진 ‘청년화랑TV’ 대표, 우동균 ‘신의한수’ 기자, 우원재 ‘호밀밭의 우원재’ 운영자, 이재홍 ‘지식의 칼’ 운영자 등이다.

이밖에 언론인 출신들은 △윤정식 전 OBS 경인TV 대표이사 사장 △이순임 전 MBC공정방송노동조합 위원장(예능본부국장) △임정희 전 여성신문사 대표이사 △정택진 전 중앙일보 기자 등이다.

공관위는 공천 신청자 명단을 바탕으로 11일까지 서류심사, 15일까지 면접심사를 마치고 후보 순번을 확정한다. 이어 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공관위가 결정한 명단에 대해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추인된 명단은 미래한국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발표된다. 공관위는 이 같은 절차를 16일까지 마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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