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가장 완벽해 보이던 승리 뒤 잔인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허 부총리는 대권에 대한 야욕도 숨기지 않았다. 아니 그 대권의 꿈을 이루기 위해 소신마저 버린 그는 그렇게 모든 것을 쥔 것 같았다. 스스로 ‘킹 메이커’라 부르는 이너서클들이 허 부총리를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던 순간, 이헌이 동영상 하나를 받았다. 허 부총리가 자신의 아버지를 벼랑 끝에서 밀어버리는 장면이었다. 조 과장이 우연히 찍었던 영상은 바하마 유진에게 들어갔다. 유진은 이를 허 부총리와 직접 다투지 않고, 이헌에게 보냈다.

증오를 쌓으며 대립하고 있는 두 사람 사이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유진이 노리는 것은 두 가지였다. 먼저 자신을 능욕한 허 부총리를 나락으로 밀어버리는 것이다. 이 영상 하나면 허 부총리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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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완벽한 증거를 검찰이 아니라 이헌에게 건넨 것은 자신과 대립각을 세우던 그를 딜레마에 빠트리기 위해서다. 유진을 무너트리기 위해 허 부총리와 손을 잡은 이헌이다. 그런 이헌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자가 허 부총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라는 것은 쉽지 않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하마 유진에게 그 증거물을 받았다는 사실이 분개할 일이다. 유진이 싫다고 진실을 덮을 수도 없다. 그렇다고 뻔히 보이는 유진의 노림수를 그대로 따를 수도 없다. 그 딜레마 속에서 고민하는 이헌이지만 진실을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로펌을 가진 자는 자신들이 사회를 움직이는 손이라고 자처한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 국가를 지배하는 자들이 은밀하게 회의를 시작했다. 허 부총리를 차기 대통령으로 밀기 위한 준비 단계였다. 반재벌주의자였던 허 부총리의 변화가 중요하게 다가왔다.

현재 상황에서 허 부총리가 차기 대권 승자로 가장 유력하다. 그 유력한 자를 어떻게 관리하고 움직이게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목줄을 잡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 된다는 그들에게 권력이란 별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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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없는 사람들에게나 무서운 것이라는 말. 그 말 속에 모든 진실이 담겨 있었다. 문제가 심각했던 유진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게 되었고, 그들은 그렇게 권력욕에 빠진 허 부총리를 본격적으로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다.

이헌은 고민이 깊어진다. 자신의 아버지를 한때 싫어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경제관과 충돌이 일면서 더욱 멀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아버지가 갑자기 사망하며 아픔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버지가 실족사가 아닌 타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돕던 상사인 허 부총리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라는 사실은 더욱 끔찍하게 다가온다. 이런 결정적 제보를 유진이 했다는 것도 분노할 일이다. 제거해야 할 거악이 아버지 죽음의 진실을 알려줬으니 말이다.

유진의 요구로 정인은행 BIS 조작 사건은 무혐의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증거도 없고, 증언을 해 줄 사람도 없다. 조 과장이 진실을 검사에게 이야기해도,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범죄로 만들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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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벌어졌지만 증거를 찾기가 어렵다. 사건에 개입한 은행장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현실 속에서 처벌은 불가능하다. 거대 로펌이 낀 사건에서 진실을 밝혀내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니니 말이다.

허 부총리는 로펌 회장의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갈 수 있었다. 대권에 나서는 허 부총리를 돕기로 한 이들은 완벽한 모습을 갖추기 위한 요식 행위가 필요했다. 그런 자리를 마련하고 복귀해 선물 꾸러미를 풀고 대권 구상을 구체화하는 시나리오가 그들에게는 있었다.

허재의 야욕을 무너트릴 수 있는 결정적 증거를 가진 이헌은 고민만 깊어질 뿐이었다. 이 과정에서 조 과장을 수사하던 검사는 노트북 포렌식을 통해 결정적 증거를 찾았다. 지웠다고 생각한 허재의 범행이 담긴 동영상을 발견한 것이다. 움직일 수 없는 결정적 증거를 가진 검찰. 그들은 그렇게 '워싱턴 구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허재에게 체포영장을 내밀었다.

검찰이 등장하기 전까지 허재는 완벽했다. 미국의 자동차세를 무마하는 조건은 결국 허 부총리가 대통령이 되면 뭔가 다른 것을 해주겠다는 거래의 결과다. 이를 통해 밀착 관계를 형성하고, 그렇게 대권의 승자가 되겠다는 것이 허 부총리와 그들을 돕는 이들의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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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앞에서 대권 도전에 대한 뜻을 밝힌 순간 검찰이 등장했다. 그렇게 채병학 교수 살인혐의로 긴급 체포되는 허 부총리. 그리고 그를 도와 대권을 준비하던 이들의 모습은 만감이 교차하게 한다. 허 부총리의 몰락 다음은 이제 바하마의 유진이다.

이헌은 과연 어떤 패로 바하마를 막아낼 수 있을까? 여전히 탐욕스러운 유진을 막아내고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이 남았을까? 기재부까지 나온 이헌이 할 수 있는 방법이란 무엇일지 마지막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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