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화제일 수밖에 없는 <최고의 사랑>이 완만했던 그들의 관계에 오해를 심어주며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동백꽃'에 비유된 그들의 관계는 감자로 현실과 연결되며 안타까운 관계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독고진에게 강력한 연적인 윤필주의 등장은 본격적인 사랑의 시작이었습니다.


수치스런 첫사랑, 독고진을 울리다

5회가 독고진의 고백을 중요하게 다뤘다면, 6회에서는 사랑이 가장 어려운 그가 어렵고 힘든 사랑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남들 앞에서 당당하기 힘든 구애정은 독고진과 영화를 보는 것도 힘겹기만 합니다. 세리와 필주를 발견한 그녀는 두려움에 자리를 피하지만, 이미 사랑이 시작된 독고진은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에서 구애정을 껴안습니다.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과감하게 구애정의 손목을 잡고 자신의 사랑을 강하게 표현하는 독고진은 멋지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와인 바에서 보인 그의 모습은 진상 독고진이었습니다. 신민아나 한예슬(홍자매 드라마 여주인공이었던)이면 모를까 구애정이라 걱정할 필요 없다는 독고진의 자랑질은 도를 넘어서고, 구애정은 독고진의 첫사랑을 짝사랑으로 만들어버리겠다고 공언합니다.

윤필주와 구애정의 관계는 화기애애하기만 합니다. 측은함인지 사랑인지 모호하기는 하지만 윤필주가 구애정에게 관심이 있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커플 메이킹' 촬영장에서 헬륨가스로 장난하는 상황에서 웃기는 목소리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는 애정과 필주의 대사는 그래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지요.

진지하게 자신의 마음을 건네는 필주와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애정의 모습 속에 그들의 흥미로운 관계의 모호함은 시작되었습니다. 독고진과 윤필주 사이에서 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구애정. 서로의 마음과는 달리, 오해는 시작되고 그런 오해는 자연스럽게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요구하게 됩니다.

오해는 독고진의 질투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윤필주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만년필을 볼풀에 빠트려 곤란한 상황을 만들어버린 독고진에게 분노한 애정은 세리를 위한 특별한 이벤트 자리에 급습해 난장을 피우고 맙니다.

입에 장미를 물고 커다란 리본을 목에 걸고 분위기를 잡고 있는 독고진의 모습을 보고 애정은 자신을 위한 이벤트라고만 생각하고 폭발해 "똥꼬 닫아!"를 외치며 몰아붙입니다. "난 당신을 절대 좋아해주지 않을 거야"라는 애정의 외침과 함께 불은 켜지고 그 상황이 자신이 상상했던 상황이 아님을 깨달은 후 그녀는 난동녀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만년필은 구애정을 사이에 둔 윤필주와 독고진의 관계를 오해로 몰아가는 소재입니다. 볼풀에 빠트린 만년필을 찾아낸 독고진은 어떤 방식으로 그녀에게 전해줄까 고민하고 윤필주는 애정을 위해 똑같은 만년필을 사서 그녀의 마음을 풀어줍니다.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같아 발생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은 애정과 독고진을 오해의 늪으로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독고진이 나름의 이벤트를 한다고 물고기 밥 속에 숨겨둔 만년필은 애정에 의해 다시 숨겨지고 필주가 만든 이벤트는 멋지게 성공하며 서로를 오해하게 만듭니다.

그동안 만년필 때문에 독고진에게 독한 이야기를 해서 미안했던 애정은 화해의 의미를 담아 문제의 감자를 사서 그의 집을 찾아갑니다. 만년필을 찾지도 못했으면서 필주에게 잘 보이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오해한 독고진은 그녀에게 모진 말을 퍼붓습니다. 자신을 이용하려고만 한다며 막말을 쏟아낸 그로 인해 울며 뛰쳐나간 애정은 필주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립니다. 울화가 있을 때는 가슴을 치고 사랑에 상처를 입었을 때는 따스한 포옹이 병을 치료하는 방법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독고진에게는 사랑앓이만 더욱 심해지게 할 뿐이었습니다.

16부작 드라마의 1/3이 지나가는 시점에 주인공들의 갈등이 시작되는 것은 정석입니다. 이 과정은 더욱 심화되고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아가게 됩니다. 이런 모든 상황들을 타개하고 해피엔딩을 만들어가는 수순이 극본의 ABC이고 <최고의 사랑> 역시 이 범주에서 벗어나고 있지 않습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흥미로움과 재미를 놓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한 에피소드들 속에서 드러나는 웃음과 홍자매 특유의 대사가 주는 맛깔스러움 때문이었습니다. 독고진의 첫사랑 고백에 심술이 난 애정이 '짝사랑'으로 만들어버리겠다는 말이나, 헬륨가스를 마시고 웃기는 상황에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들은 <최고의 사랑>이 만들 수 있는 감각의 차이입니다.

평생 남들 앞에서 비굴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독고진이 애정에게 칭찬과 격려를 쏟아내지만 돌아오는 것은 "독고진 입에는 똥꼬를 달아서 나오는 말들이 다 그렇기는 하지요"였습니다. 입에 똥꼬를 달았다는 표현으로 독고진의 성격을 완벽하게 표현한 홍자매의 능력은 대단하지요.

애증 관계인 애정과 세리의 닭싸움 장면에 비지스의 '홀리데이Holiday'를 배경으로 깔아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박중훈과 안성기의 비장한 대결을 떠올리게 만드는 장면은 로코이기에 가능한 재미였습니다.

그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서른 살 차이 형규와 독고진. 구애정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애정의 조카 '띵동이' 형규와 함께 하는 상황은 독고진의 착한 마음을 엿보게도 합니다. "지가 거짓말이라고 거짓말하는 거짓말 탐지기네"라고 표현된 뽀로로 거짓말 탐지기는 애정과 독고진의 사랑을 확인하게 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속마음을 숨기고 있는 애정에게 들이대며 몰아붙이는 독고진의 상황극에서 자신의 행동에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자 효과음으로 "띵똥"이 울리고 이런 상황을 몰아가며 내던진 독고진의 한 마디는 압권이었습니다.

"너의 띵똥을 걸고 애기해. 만약 거짓말을 하면 띵똥은 앞으로 저 몸매 그대로 자라게 될 거야"

어린 조카의 모습을 보며 당황하는 애정의 표정과 장난하다 마이크에 눈을 다친 독고진이 "뽀로로 머리에 제대로 맞았어"라는 대사는 로코만의 재미였습니다. 애정이 아닌, 인기스타 뽀로로에게 맞아서 다행이라는 말은 뽀통령의 위대함이 지배하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어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나는 구애정이 어려워. 하나도 안 쉽고 아주 어렵다고"라는 말로 사랑을 표현하는 독고진은 매력적이기만 합니다.

뻔할 수밖에 없는 로코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을 홍자매는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능수능란하게 패러디를 감행하고 극적인 상황들을 더욱 극적이고도 재미있게 만드는 감칠맛 나는 대사들은 <최고의 사랑>을 특별한 드라마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주연 배우들의 기존 캐릭터를 파괴함으로써 재미를 극대화하면서도 이질감이 들지 않게 만드는 능력. 그런 탁월함이 <최고의 사랑>을 흥미롭게 이끌고 있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차승원의 모습 역시 연일 대단하게 다가옵니다.

독고진과 애정의 관계를 조금씩 의심하기 시작한 문대표와 세리. 그들로 인해 애정은 모진 구박과 의기 상황에 빠질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그 상황에서 드러날 다양한 에피소드들과 독고진과 윤필주의 사랑 대결은 어떤 식으로 애정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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