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사유화 의혹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가 윤곽을 드러냈다. 문체부는 나경원 의원 딸 당연직 이사·글로벌 메신저 선임은 문제가 있지만, 논현동 사옥 조성 논란은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체부 감사 결과에 문제가 있다며 “감사원 감사 청구나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회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SOK 의혹이 불거졌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경원 의원이 SOK를 사유화해 자신의 딸에게 특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 딸이 문체부의 승인 없이 SOK 당연직 이사로 3년 넘게 활동했다는 지적이다. 또 논현동 사옥 구입자금 의혹이 나왔다. 나경원 의원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SOK 회장직을 역임했다. 현재는 SOK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SOK 회장은 이명박 정권 당시 특임장관을 맡았던 고흥길 씨다.

(사진=SOK 홈페이지 캡쳐)

논란이 불거지자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해 10월 “SOK 감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문체부의 감독이 철저하지 못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사를 승인 없이 지명한 일, 예산이 과연 발달장애인체육 진흥이라는 목적에 부합하게 쓰였는지를 점검하고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최근 SOK에 대한 감사를 끝마쳤다. 현재 관계자 징계 여부 등 최종 조율 작업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근 의원은 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건심사 회의에서 “SOK 감사 결과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동근 의원 발언을 종합해보면, 문체부는 나경원 의원 딸 당연직 이사·글로벌 메신저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논현동 사옥 조성 의혹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신동근 의원은 “논현동 사옥 조성 의혹과 관련해 문체부가 면죄부를 줬다”면서 “문체부는 ‘사옥 조성 예산은 잉여금’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세운다”고 비판했다. 신동근 의원은 “현재 시민사회단체가 SOK 의혹에 대해 고발을 수차례 했는데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문체부 자체가 감사를 못 하기에, 문체부가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거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민석 문체위 위원장(민주당)은 문체부 감사 자체가 특혜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안민석 위원장은 “‘SOK가 특정 정치인과 무관한 보통의 단체였으면 감사 결과가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면서 “보통의 단체였다면 와해 직전에 이르렀을 것이다. 문체부가 특정인의 그림자를 빼고 공정하게 했는지 우려가 든다”고 했다.

안민석 위원장은 “감사 결과가 공개됐을 때 여론이 이를 수용하겠냐”면서 “장관이 직접 꼼꼼하게 감사 결과를 챙기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조만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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