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종교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는 가운데 CBS가 수요직원예배를 예고했다. CBS는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모여 예배드리는 일은 권장해야 할 일이라며 직원예배를 공지했다.

CBS는 3일 "코로나 사태로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게 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초대교회처럼 확인된 사람들이 모여 예배드리는 일은 권장할 일"이라며 4일 오전 8시 30분 수요직원예배를 열겠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예배장소는 서울 양천구 목동 CBS본사 지하2층 CBS 교회다. CBS는 "개인방역을 철저히 한 채 더욱 모여 예배드리는 CBS가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CBS 직원예배에는 내근직 직원 상당수가 관례적으로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공지는 CBS 자회사 등에도 전파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양천구 목동 CBS 사옥 (사진=CBS)

정부는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종교행사·집회 등의 자제를 연일 당부하고 있다. 대구 신천지 교회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는 상황에서 밀폐된 환경에 시민들이 노출될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29일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주말이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본다며 "종교나 집회 등 다중행사 참여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대구 신천지 교회 검사결과를 보면 밀폐된 환경에서 다수 사람들이 모여 비말 전파가 일어날 수 있는 구호, 함성 등 행위가 대단히 위험하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천주교, 불교 등에서는 미사와 법회를 취소·연기하고 일체의 종교적 모임까지 중단키로 하는 등 종교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지만, 일부 개신교에서는 예배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사회적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이른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는 집회 성격의 예배를 강행했고, 만민중앙교회 등 일부 교회가 매일 교회 예배를 강행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중 한 광주 거주자는 주일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CBS의 직원예배 공지는 앞서 CBS가 사내에 공지한 코로나19 관련 직원 개인별 조치사항과도 대비된다. CBS는 지난달 24일 회사 내 감염·유입·확산 방지를 위한 회사·개인별 조치사항을 사내에 공지하고 지침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마스크 착용, 회의시 예방, 출입자 통제, 택배 수송, 국·내외 출장, 휴가 등과 관련한 세부 지침사항들이 공지됐다.

CBS의 직원예배 공지에 한 CBS 직원은 3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도 교회 예배를 하지 말아달라고 하는 판국에 회사가 예배를 한다는 게 말이 안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직원은 "코로나19의 경우 증상이 아예 안 나타나다 걸렸다고도 하는데, 발열카메라로 체크를 한다고 해도 위험요소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위험요소를 완전히 제거하려면 안 모이는 게 최선이고, 그래서 정부도 모임과 예배를 하지 말아달라고 하는데 공정보도를 해야 하는 회사에서 예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BS가 정기적으로 이 같은 직원예배를 실시하느냐는 질문에 이 직원은 "회사에서는 원래 매일 아침마다 예배를 하는데, 지금도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일부 교회들의 예배 강행은 개신교 내 여론과 배치된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와 (사)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개신교인 대상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개신교인의 71%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일 예배를 중단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지앤컴리서치-목회데이터연구소 의뢰, 24~25일 만 18~69세 성인남녀 개신교인 중 현재 교회 출석자 500명,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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