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사랑>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이미 1회부터 심상치 않았었는데 6회까지도 그 에너지가 전혀 줄지 않고 있다. 완전히 시청자를 몰입시켜서 두 주인공의 희비에 함께 울고 웃게 만드는 마성의 드라마가 됐다.

<시크릿가든> 이후 오랜만에 일주일이 기다려진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에도 자꾸 시간을 확인하게 된다. 이미 방영된 분량이 아쉬워서다. 끝날 시간이 다가오면 어떻게 다음 방영 때까지 기다릴지 걱정이 엄습해온다. 가히 최근 '로코' 중 최강이다.

지금 방영중인 로맨틱 코미디들은 여주인공의 대결구도였다. 장나라의 <동안미녀>, 윤은혜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 성유리의 <로맨스 타운>, 이런 식이다.

<최고의 사랑>의 강점은 여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이 모두 극을 이끌고 있다는 데 있다. 이 작품도 1회에는 여자주인공인 공효진이 부각됐었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차승원도 전면에 나서고 있다. 가히 '최고의 호흡'이다.

다른 작품들에선 아직까지 남자주인공이 이 정도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동안미녀>나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장나라와 윤은혜의 원맨쇼처럼 흘러가고 있는 상황이다. 여주인공들이 망가지면서 온갖 헤프닝을 보여주는 것인데, 그러다보니 '로맨틱 코미디'에서 '로맨틱'이 안 살고 있다.

반면에 <최고의 사랑>에선 두 남녀주인공 사이의 '로맨틱'한 감정선이 생생하게 구현되고 있다. 이것이 마성의 달달함을 만들어낸다.

차승원의 강점은 여주인공과의 로맨틱한 감정선을 확실히 만들어내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그 정도를 넘어서서 웃기고 있다. 5회에서 '너무 쪽팔려서 눈코입이 다 사라질 뻔했지만 극복~!'이라는 대사로 빵 터뜨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차승원은 최근에 너무 무겁고 어두운 이미지로 가고 있었는데 <최고의 사랑>에서 밝고, 웃기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의 변신이 대단히 성공적이다. 극도 살고 차승원도 살고 있다.

여기에 공효진이 최강의 불쌍하고 귀여운 연기로 로맨틱 코미디의 토대를 받치고 있다. 불쌍한 연기의 투톱은 하지원과 공효진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하지원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면 공효진은 불쌍하면서도 웃기는 특징이 있다.

그런 공효진의 연기가 유치하면서 진부한 설정에 드라마로서의 힘을 불어넣고 있다. 웃길 땐 웃기면서도 진실한 정서를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즉 드라마가 허공에 붕 뜨는 사태를 막아주는 것이다. 이건 차승원도 마찬가지여서 가히 최강의 존재감을 자랑하는 두 주인공이다.

또 홍자매의 대본이 뻔한 설정에 마법을 불어넣고 있다. '동백꽃', '감자', '닭' 같은 설정들이 깨알같은 재미를 준다. '소자 수염' 조크를 드라마에서 볼 줄이야! 뿐인가, 오고가는 대사들을 듣고만 있어도 쾌감이 느껴질 정도로 경쾌하다.

드라마가 지금의 힘을 계속 유지한다면 홍자매, 공효진, 차승원 삼각편대의 질주를 막을 자가 없을 것 같다. 다만 독고진 캐릭터가 지나치게 오버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수위만 살짝 조절해주면 바랄 것이 없겠다. 그나저나, 어떻게 한 주를 또 기다리나... 이런 작품을 일주일에 달랑 두 번만 해주는 건 반칙이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ooljiana.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성룡과 퀸을 좋아했었고 영화감독을 잠시 꿈꿨었던 날라리다. 애국심이 과해서 가끔 불끈하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 아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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