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평창유치위원회의 테크니컬 브리핑이 마무리됐다.

평창유치위는 18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후보도시 테크니컬 브리핑에서 조양호 평창유치위원장을 비롯해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밴쿠버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 김연아, 나승연 유치위 대변인, 이병남 평가준비처장 등 6 명이 프레젠터로 나서 90여 명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상대로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개최해야 하는 명분과 당위성을 설명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평창 유치위의 브리핑 직후 <AP통신>은 '평창, 여전히 유력'이라는 제하의 보도에서 "세 번째 도전인 평창은 지난 10여년 간 IOC에 약속한 대회 유치 명분과 비전 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특히 아시아의 새로운 겨울스포츠 시장이라는 점에 중점을 뒀다"며 "특히 평창은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김연아라는 새로운 스타파워(new star power)를 국제무대에 데뷔시켰다"며 김연아의 활약상을 부각시켰다.

▲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18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로잔 올림픽박물관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설명회가 끝난 뒤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AP통신>은 그러나 '이번 프레젠테이션에서 후보도시 중 어느 한 도시도 눈에 띄게 돋보이거나 실수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는 IOC 위원들의 멘트를 인용, 균형감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를 나타내면서도 "평가단 실사에서 앞서나간 평창이 여전히 유력한 개최 후보도시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AP통신> 보도에서도 언급되었듯 평창이 실패했던 이전 두 차례 동계올림픽 유치경쟁과 비교할 때 이번 세 번째 유치활동에 있어 달라진 점이 있다면 김연아의 가세를 들 수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된 바 있고, 동계 올림픽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기로 기억될 연기를 펼쳐 전대미문의 세계 최고 점수로 금메달을 따낸 스타중의 스타이니 만큼 김연아의 가세로 평창유치위가 활동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평창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 도시인 독일의 뮌헨이 카타리나 비트라는 동독 출신 왕년의 피겨 스타를 내세워 유치 경쟁을 펼쳐왔고, 이전에 다른 도시들도 여자 피겨 스타들을 유치 경쟁에 활용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연아의 가세가 평창을 홍보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이번 브리핑을 보도했던 언론의 태도는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모습을 드러냈다.

평창 유치위가 준비한 콘텐츠가 무엇이었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반면 김연아에 관한 부분은 일거수일투족 하나도 빠짐없이 보도가 됐다. 특히 김연아와 비트의 양자대결 구도가 부각되면서 이들이 무엇 때문에 경쟁을 하는지도 희미해져버렸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김연아 얼굴에 묻혀버린 양상이다. 달리 생각해 보면 이번 테크니컬 브리핑 자체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보도된 측면이 있다.

언론들은 이번 브리핑이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처럼 보도했지만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조차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개최지 선정은 IOC 위원 투표까지 남은 마지막 6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이번 테크니컬 브리핑은 그야말로 후보 도시들의 준비상황을 중간 점검하는 수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언론들이 이번 브리핑에 상당한 열을 올린 것은 결국 김연아가 거기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보면 동계스포츠내지 동계올림픽에 관한 '킬러 콘텐츠'가 부족한 평창유치위가 이번 브리핑을 앞두고 기대했던 김연아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되었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은 김연아의 그랑프리 시리즈 불참 결정의 명분을 제공해 주었으니 적절한 '기브 앤 테이크'인 셈이다.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테크니컬 브리핑이 끝난 지금, 남은 것은 평창의 세 번째 도전의 성공에 대한 믿음이 아닌 김연아에 관한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수의 시시콜콜한 기사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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