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신동엽 편은 대박정도는 아니었고 중박 정도로 선전한 것 같다. 예능 천재의 개구진 일생과 재미난 에피소드, 그리고 가족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찡하게 했다.

승승장구는 강한 예능의 대세 속에 찾아보기 힘든 '착한 예능'이다. "요새 예능들은 왜 이렇게 자극적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잔잔한 프로. 그러나 탄탄한 구성으로 핵심을 찌를 수 있는 훌륭한 예능. 진정성 있는 방송. 방영 초기 승승장구 또한 박중훈쇼처럼 몰락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는 강심장과의 대결에서 작지만 꾸준한 바람을 일으키며 승승장구만의 방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승승장구는 항상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폭탄같이 한번 터지면 끝나는 위험이 아니라, 빚이 쌓이고 쌓여 결국에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불어나는 것 같은 무서운 위험이다.


고정 포맷의 한계

몇몇 주변인들에게 '승승장구'에 대해 물어봤더니 정말 다들 비슷한 대답을 했다.

"재미있어. 재미있는데, 좋아하는 게스트가 나오면 보고 안 나오면 안 보는 거지. 무릎팍도사랑 똑같아. 게스트 나와서 인터뷰하는 게 무릎팍 도사랑 비슷하니까 MC 4명이 하는 거겠지. 근데 승승장구만의 매력도 있어."

- 무릎팍 도사와 비슷한 형식, 겹치는 게스트

토크쇼 형식이 무릎팍 도사와 비슷하지만, 몇몇 구성에서 분명한 차이점을 보이며 승승장구만의 매력을 드러낸다. 하지만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와- 봐야겠다' 할 만한 게스트를 섭외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저번 주에 무릎팍도사에 나왔던 혹은 2부 방송으로 편성된 게스트들이 음반 홍보나 드라마, 영화 홍보 시기가 겹쳐 겹치기 출연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두 프로그램 다 진솔한 인생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지는 만큼 중복되는 내용도 많고 신선함도 떨어져 지루해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김완선의 경우가 이와 같고, 1부로 끝낼 수 있는 이야기를 게스트 섭외 난항 때문에 2부로 늘려 내용이 지루해지는 경우가 요즘 들어 많아졌다.

긍정적인 경우도 있다. 아직 무릎팍도사에 나오지 않은 신동엽, 김병만 등 인기 있는 게스트를 먼저 섭외한 경우다. 김갑수 같은 경우 조금 중후하고 무거운 연기파 이미지에서 무릎팍 출연 후 화제가 되고 그러한 화제들을 승승장구에서 다룬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가 그렇지 못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 게스트들을 보완해줄 구성의 변화 절실

승승장구는 배우나 가수, 코미디언 등 연예인 위주로 방송이 되고 있지만, 여자 국가대표 축구선수들, 스케이트 선수들, 아나운서, 산악인 등의 다양한 직업군들과 조금은 잊혀졌다고 볼 수 있는 과거의 연예인들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다양한 직업군의 게스트들은 프로그램의 폭을 넓혀주고 진정성과 깊이가 있는 방송이 되게 돕지만, 주요 시청층인 젊은 사람들에게는 강심장의 아이돌들에게로 채널이 돌아가게 하는 한계도 있다. 이러한 장점을 보완해줄 구성의 변화가 절실하다.


훅이 없다

이제는 강심장과의 경쟁이 문제가 아니다. 화요일 밤에 강심장이 안 나온다고 해서 승승장구로 채널을 돌릴 사람들도 몇몇 있겠지만, 승승장구 프로그램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게스트를 보고 채널을 돌리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며칠 전 ☞'1박2일'에는 있고 '런닝맨'에는 없는 것이라는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리얼 버라이어티인 런닝맨에는 무한도전이나 1박2일에서 볼 수 있는 감동이나 공익성 등의 훅(Hook:다른 작품과는 다른 나만의 장점)이 없다. 승승장구 또한 그렇다. 편하게 볼 수 있는 것은 꼭 봐야된다고 외칠 만큼 중요하게 느끼지 않는 프로그램이라는 말도 된다.


어쩌면 이미 대안이 나왔을 수도

천천히, 꾸준히 사랑받고 있지만 동시에 정체하고 있는 듯한 승승장구를 대체할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이 이미 나와 있고, 기획 단계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미 메인 MC 김승우를 제외한 다른 MC들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루어졌고, 개편 후에도 꾸준한 정체를 보이고 있어 이미 대안이 나와 있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 만큼 불안하다. KBS도 대세인 오디션 프로그램 하나 빌려 11시 시간대에 만들면 장땡이지 않은가. 시청률과 인기는 웬만하면 보장되기 때문에.


게스트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α가 있어야- 승승장구만의 차별화 필요

다시 말하지만, 이러한 포맷은 무릎팍도사와 너무 비슷하다. 내 인생의 사전 등 내부에서 느낄 수 있는 약간의 차별화로는 승승장구가 꾸준히 방송을 이어나가기에 역부족일 것이다. 승승장구 MC 4명은 매력이 넘친다. 진행 실력은 부족하지만 무릎팍도사에서 끌어내지 못한 내용까지 끌어낼 수 있는 '잘 들어주는 진행'이 차분하고 보기 좋으며, 각자 캐릭터도 있고, 예능감도 뛰어나며 팀워크도 좋은 편이라, 이러한 MC들의 능력을 최대화시킬 수 있는 승승장구 MC들만의 코너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또 시청자들과의 소통이 원활한 프로그램인 만큼 시청자들이 특별히 참여할 수 있는 코너라든지 정말 승승장구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화할 수 있는 코너, 게스트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α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연출진의 창의적인 사고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잘되면 과거 서세원쇼 같은 영광을 누릴 수 있지만, 그게 아니면 박중훈쇼의 폐지의 길로 가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좀 꾸준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극적이고 강한 리얼버라이어티와 오디션 프로그램의 양대 구도 속에서, 이러한 편한 프로그램도 하나쯤 있어주면 좋잖은가. 승승장구가 이제 진일보에 대한 고민을 해볼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소통'을 통한 미디어의 확장공사를 그리는 블로그(mediaparadiso.com) 운영.
한 때는 가수를, 한 때는 기자를 꿈꾸다 현재는 '법'을 배우고 싶어 공부중.
"내가 짱이다"라고 생각하며 사는 청년. 일단 소재지는 충북 제천. 트위터(@Dongsung_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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