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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의 KBS 중징계, "언론자유 침해 소지 있어"언론연대 "객관성 결여한 부실 심의"…"방통심의위는 훈계하고 취재 관행 바로잡는 기관 아니다"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2.25 17:41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KBS ‘김경록 PB 인터뷰’ 보도에 대해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를 결정한 것을 두고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언론 자유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방통심의위가 특정 언론사의 취재 방식 문제를 두고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언론연대는 방통심의위가 객관성 조항을 무리하게 적용해 심의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24일 방통심의위는 KBS 뉴스9에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를 결정했다. ‘관계자 징계’는 최고 수위 제재인 ‘과징금’ 아래 단계다. 방통심의위는 KBS가 김경록 PB 인터뷰를 본래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내보냈다고 지적했다. 방통심의위는 “KBS가 기획 기사를 썼다. 선택적 인용이 이루어졌다는 건 언론 치욕사 중 한 페이지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한 비판을 내놨다. KBS는 방통심의위에 재심의를 신청한다는 입장이다. 

(사진=KBS 김경록 PB 보도화면 갈무리)

김경록 PB가 방통심의위에 보낸 의견서가 ‘관계자 징계’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경록 PB는 ‘KBS가 본래 인터뷰 취지와 다른 내용을 방송했다’, ‘검찰 조사 때의 질문지와 KBS 질문지가 유사했다’, ‘인터뷰 방송을 거절했지만 KBS가 이를 무시하고 보도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방통심의위는 “김경록 PB의 의견서를 보면 KBS 보도가 기획 기사라는 게 선명해진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언론개혁시민연대는 25일 <객관성을 결여한 방심위의 부실 심의> 논평에서 절차적 공정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언론연대가 지적한 내용은 ▲방통심의위가 객관성 조항을 무리하게 적용했다 ▲고위공직자 검증 보도를 일벌백계 대상으로 삼는 건 정치심의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김경록 PB의 의견서를 주요 근거로 들면서 KBS의 반론을 듣지 않았다 등이다.

언론연대는 방통심의위가 객관성 조항을 무리하게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객관성 조항은 “방송은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하며,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하여 시청자를 혼동케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내용이다. 언론연대는 “제한된 보도 시간을 감안할 때 (KBS가) 발언 일부를 발췌하는 것은 불가피하며, 보도 과정에서 취사선택은 언론의 재량 범위”라면서 “선택적 받아쓰기라는 이유만을 들어 객관성 위반을 결정한 것은 언론의 자유 침해”라고 밝혔다.

언론연대는 “심의의 적용 범위는 원칙적으로 방송이 유통된 후 그 정보의 내용에 한정되어야 한다”면서 “취재 방법과 윤리의 영역까지 무리하게 심의를 확장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방심위는 취재 관련 조항의 검토 없이 객관성 조항만을 적용하면서도 KBS의 취재 과정을 문제 삼았다”고 지적했다.

언론연대는 “일부 위원은 ‘선택적 받아쓰기’라는 언론의 관행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것을 중징계 사유로 제시했다”면서 “이는 과잉 심의의 전형적 사례다. 모든 방송사는 동일한 기준에 따라 평등하고, 공정한 심의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언론연대는 “방심위는 방송내용이 정해진 규정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심의하는 곳이지 언론을 훈계하고, 취재 관행을 바로잡는 기관이 아니다”라면서 “방심위는 정부·여당이 추천하는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는 행정기관으로, 대통령이 임명한 고위공직자를 검증하는 보도를 콕 집어 일벌백계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은 정파적 심의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언론연대는 방통심의위가 김경록 PB 의견서를 근거로 심의 결정을 내린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언론연대는 “설사 김경록 씨의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이는 취재윤리의 문제로 방심위가 아닌 별도의 장에서 논의되어야 한다”면서 “더군다나 방심위는 사실상 김 씨의 주장을 근거로 중징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사실 여부를 검증하거나 KBS의 반론을 청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절차적 공정성을 결여했다”고 지적했다. 언론연대는 “심의과정이 방심위가 질타하는 언론의 ‘선택적 받아쓰기’ 행태와 어떤 차이가 있는 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언론연대는 KBS의 재심 청구 계획에 대해 “재심의 목적은 징계 여부를 둘러싼 진흙탕 싸움이 아니라 보도와 심의에서 각각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개선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연대는 “KBS는 방심위의 징계 사유와 김경록 씨 의견서를 충분히 검토하여 고의성, 악의성 의혹을 해소하는 한편 보도의 품질을 더욱 향상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방심위 역시 기존의 심의 관행을 재점검하여 보다 명확하고 공정한 심의 기준과 절차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결론을 정해놓은 요식적인 재심이 아니라 서로의 관행에 스스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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