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FC 서울을 보면 신바람이 난다. 대단하다." K리그 디펜딩 챔피언 FC 서울을 응원하는 팬들이 요즘 하는 말입니다. 15위까지 처지며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 했던 이 '디펜딩 챔피언'이 불과 몇 주 사이에 완전히 뒤바뀐 분위기를 과시하며, 5경기 동안 4승 1무(AFC 챔피언스리그 포함)의 놀라운 상승세로 옛 위용을 되찾았습니다.
여기에는 '형님 리더십'을 발휘한 '독수리' 최용수 감독대행의 힘이 컸습니다. FC 서울이 숨겨왔던 '승리 본능'을 깨우는 데 성공하며 쾌속 질주를 이어가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입니다. 연승도 연승이지만 최 대행의 경기, 선수들에 대한 열정, 애정이 듬뿍 담겨있는 다양한 모습들은 많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단순한 쇼맨십이 아니라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진정성이 느껴지는 모습으로 선수들의 잠재성까지 일깨우고, 팬들에 재미있는 경기를 선사하며 'FC 서울다운 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제(15일) 열린 경남 FC와의 현대오일뱅크 2011 K리그 10라운드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근 몇 주 사이에 달라진 FC 서울의 면모를 제대로 볼 수 있었던 한 판이었는데 그 중심에는 최용수 감독대행이 있었습니다.
이날도 최 대행의 '독특한 세레모니'는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고요한이 2-1로 앞서나가는 골을 넣자 잠시 그라운드에 난입해 코칭스태프와 기뻐하며 마치 자신이 골을 넣은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상대편 에어리어에서 최 대행이 있는 터치라인까지 꽤 거리가 긴 상태였음에도 고요한과 몇몇 선수들이 최 대행에게 있는 힘껏 달려가 안기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전임 감독 때는 보기 힘든 장면이었습니다. 그만큼 최 대행과 선수들의 관계, 신뢰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기 후 고요한은 "경기장 들어가서 자신 있게 하고 싶은 플레이 마음껏 하라고 강조한다. 감독님이 신뢰를 줘서 골로 보답할 수 있었다"면서 최 대행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며 순간적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물론 최 대행 입장에서는 당시 대표팀에 이름을 올려 미국과의 조별 예선전에서 결정적인 슈팅을 날린 아픈 기억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 내내 선수들 하나하나를 독려하고, 열정적으로 지휘하는 모습은 그때의 히딩크 감독이 떠오르게 했습니다. 최 대행이 히딩크 감독을 따라한 것은 결코 아니겠지만 그만큼 팀을 위해, 활기차고 내용 있는 경기를 위해 열의를 다하는 그 모습은 '명장의 기운'이 느껴지기까지 할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선보인 팬과의 '감동 소통'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9라운드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최용수 감독대행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을 응원해준 서포터를 향해 감사 인사를 올렸습니다. 그리고는 벤치 뒤에 위치한 W석을 향해서도 선수들과 함께 인사했습니다. 열심히 응원해준 팬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는지 최 대행은 '90도 인사'를 했습니다. 얼마나 팬들을 존중하고 사랑하는지를 진심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에 보답하듯 서포터, 관중들은 '최용수! 최용수!'를 크게 외치며 '프랜차이즈 스타'의 위상을 제대로 세워줬습니다.
최용수 감독대행의 열정적인 지도는 스스로 이를 즐기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귀네슈, 빙가다 감독 등을 보좌하고 선수 시절에 비쇼베츠, 차범근, 히딩크 감독 등을 경험하며 나름대로 지도 철학을 갖고 있는 이 'K리그 막내 감독'의 엄청난 잠재력은 K리그 전체를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습니다. 하위권으로 처졌던 순위도 중위권으로 뛰어오르며 '진짜 대반격'을 진행하고 있기까지 합니다. 다양한 모습들을 통해 몇 주 사이에 K리그에 상당한 바람을 몰고 온 최용수 감독대행, 그리고 FC 서울의 비상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또 많은 것을 기대를 하게 했던 K리그 10라운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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