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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김경록 인터뷰' 보도, "언론 치욕사의 한 페이지"방통심의위,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김경록 의견서 결정적 역할 "영화에서 벌어질 일"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2.24 19:47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KBS 뉴스9’의 김경록 PB 인터뷰 보도에 대해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를 결정했다. ‘관계자 징계’는 최고 수위 제재인 ‘과징금’ 아래 단계다. 김경록 PB가 방통심의위에 보낸 의견서가 ‘관계자 징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방통심의위는 “언론 치욕사의 한 페이지가 될 보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9월 11일 KBS는 조국 전 장관의 가족이 자본시장법과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KBS는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인 김경록 PB와의 인터뷰를 근거로 삼았다. 방송에서 김경록 PB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조국 전 장관 가족에 불리한 내용을 증언했다.

(사진=KBS 보도화면 갈무리)

방송 후 ‘유시민의 알릴레오’는 KBS가 김경록 PB와의 인터뷰를 공정하게 다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경록 PB의 발언이 왜곡돼 방송됐다는 것이다. 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김경록 PB의 KBS 인터뷰 내용이 검찰에 흘러갔다고 지적했다.

이에 KBS는 시청자위원회와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KBS시청자위원회는 KBS가 인터뷰 특정 부분만 발췌해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검찰 유착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방송소위 위원들은 지난 5일 회의에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안건을 전체회의에 상정했다.

방통심의위는 24일 전체회의에서 KBS 뉴스9에 대해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를 결정했다. 김경록 PB는 KBS의 취재 과정을 기술한 의견서를 방통심의위에 제출했다. 의견서를 본 김재영 위원은 “영화에서 벌어질 일이 현실에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경록 PB 의견서와 방통심의위 회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김경록 PB·그의 변호사·KBS 당시 법조팀장은 대학교 동문이었다. 김경록 PB 주장에 따르면 KBS 법조팀장은 자신이 송 모 차장검사와 친분이 있다며 인터뷰를 설득했다. 인터뷰에서 김경록 PB는 정경심 교수에 유리한 발언을 했다. 인터뷰 이후 KBS 법조팀장은 ‘인터뷰 수고했다. 조국 전 장관이 펀드에 대해 모른다는 건 확인됐네’라 말했고, 김경록 PB는 본인의 인터뷰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했다.

이어지는 검찰 조사에서 김경록 PB는 인터뷰 방향이 자신의 의도와 달랐고 느꼈다고 한다. 김경록 PB의 주장에 따르면 KBS 인터뷰 질문지와 검찰의 질문이 거의 유사했다. 김경록 PB는 KBS에 ‘인터뷰를 방송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고, KBS 측은 알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인터뷰가 방송됐고, 인터뷰 방향 역시 김경록 PB의 취지와는 달랐다. 김경록 PB는 KBS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돌아온 답은 ‘어쩔 수 없다’, ‘이미 내 손을 떠났다’였다.

방통심의위 위원들은 김경록 PB의 의견서를 본 후 “KBS가 기획 기사를 썼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김경록 PB의 의견서를 보면 KBS 보도가 기획 기사라는 게 선명해진다”면서 “KBS는 김경록 PB에 인터뷰 취지를 존중할 것을 약속했지만 방송 결과물은 정면으로 배치됐다. KBS는 인터뷰이와의 약속을 뒤집었다. 사전에 보도 방향이 기획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KBS 법조팀장이 인터뷰이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전혀 다른 인터뷰를 내보낸 건 시청자를 기만한 것”이라면서 “사안이 중하기 때문에 관계자 징계 제재가 적절하다”고 밝혔다.

김재영 위원은 “영화에서 벌어질 만한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재영 위원은 “일부 주장을 부각하고 또 다른 쪽을 배제한 선택적 받아쓰기가 나온 보도”라면서 “김경록 PB의 의견서를 보면 방송 내용은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된 거로 보인다. 조국 정국이라는 민감한 상황에서 선택적 인용이 이루어졌다는 건 언론 치욕사 중 한 페이지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심영섭 위원은 “KBS는 이미 기사를 만들고 나서 인터뷰를 (끼워) 맞췄다”고 지적했다. 강진숙 위원은 “기획된 인터뷰”라면서 “김경록 PB가 인터뷰 전 ‘조국 전 장관의 문제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지만 방송은 조국 전 장관의 공직자윤리법 위반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균형적 보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상로·박상수 위원은 정경심 교수의 재판이 끝날 때까지 의결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로 위원은 “법원에서 심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심의를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수 위원은 “KBS는 김경록 PB를 검증하고 사실관계를 충실히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심영섭 위원은 “법원이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방통심의위가 해야 할 것은 인터뷰 심의일 뿐”이라고 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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