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낙동강 공사현장에서 취수보가 유실되면서 단수사태를 겪은 구미,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남한강 역시 지난 비로 인해 이포보 일부가 두 차례나 유실됐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 5월 16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4대강사업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4대강범대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5월 초에 비가 내리면서 공사장 일대 물살이 빨라졌고, 이로 인해 제방 200m가 깎여 나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 사실을 열흘이 넘도록 공개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그동안 4대강 공사 중 가물막이 등이 침수 또는 유실된 사례가 있었지만, 댐(보) 본체 부분 유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봄비’에도 이 정도인데, 장마가 오면 더 큰 재앙이 초래할 것이라고 혀를 내찼다.

또한 “이러한 부실 현상은 MB 정권 치적을 위한 ‘부실한 설계’와 ‘전쟁 같은 속도전’, 그리고 ‘국민을 속이는 올인 홍보’ 등이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16일 불교방송 <전경윤의 아침저널>와의 전화연결에서 구미 단수사태 원인을 4대강 사업의 속도전이라고 꼽았다.

그러나 ‘구미지역 단수사태’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는 “구미지역의 단수 사고는 용수 공급을 위해 설치한 가물막이 보의 아래쪽이 지속적인 물 흐름으로 파여서 일부 구간이 유실돼, 취수 중단 및 단수 사고가 난 것으로 4대강 사업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박창근 교수는 “4대강 사업을 하기 이전에는 멀쩡하게 수돗물이 공급됐었다”면서 “(수자원공사의 해명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이 시작되면서 준설을 하다 보니 하천 수위가 낮아졌고, 그로 인해 취수장에서 바로 취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밑에 임시 보를 설치해서 수위를 높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 취수보가 유실되면서 대규모 단수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것은 4대강과 직접 관계가 돼 있는 인재”이라고 주장했다.

단수지역에 공업용수부터 공급된 것과 관련해서도 그는 “사람이 더 중요하지 공장에서 제품 생산하는 게 더 중요한 것이냐”며 “이것이 4대강 사업의 본질이다. 사람과 인간에 대한 배려 없이 오직 토목공사만을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창근 교수는 “지금 발생한 문제들은 이제 서막에 불과하다”며 “6월 말과 7월 태풍이 몰아치며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한 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4대강 사업’에 이은 ‘지천정비 사업’에 대해서도 박창근 교수는 “지금 현재 정부가 하려는 지천정비 사업은 22조가 들어간 4대강 사업이 실패했다는 것을 은폐하려는 수단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16개의 보가 설치되고 있는데 아직 이 보가 어떻게 운용될 것인지 매뉴얼도 없는 상태”라며 “보 설치로 인해 홍수위험이 가중될 것인지 줄어들 것인지에 대한 평가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지천에 대해 논의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지천정비 사업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해야겠지만 적어도 그 이전에 4대강 사업에 대한 엄중하고 객관화된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창근 교수는 “4대강 사업은 내일 준공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오늘 공사를 중단하는 게 오히려 이익”이라면서 “결코 완성할 수 없는 사업이 4대강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그만 봄비에도 준설된 곳에 다시 모래가 쌓였다”며 “하천은 스스로 안전한 모습을 가져가려고 하기 때문에 아무리 포클레인으로 모래를 퍼낸다고 하더라도 그 상태가 유지될 수 없다. 준설은 결코 완성될 수가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한편, 4대강범대위는 오늘(16일) 오후 1시30분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남한강 이포보 유실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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