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토론회·포럼 풍경이 변하고 있습니다. 언론재단은 이달 개최된 2건의 토론회에서 기자들에게 스테이크·중식 코스 요리 오찬을 제공했습니다. ‘취재 편의 제공’이라는 선의라지만 어색하기만 합니다.

4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은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KPF포럼_세계정세와 한국>을 열었습니다. 한반도 국제 정세와 한국언론의 국제보도 문제점을 지적하는 자리입니다. 통상 식사 시간대를 피해 열리는 포럼과 달리, 이날 포럼은 오전 11시 30분에 열렸습니다. 언론재단이 참석자 전원에게 ‘스테이크 오찬’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식사자리는 조용했고, 일부 기자는 노트북을 편 채 일을 하며 밥을 먹었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사진=미디어스)

13일 같은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언론재단은 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긴급 토론회 ‘감염 질병과 언론보도’>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토론회 역시 11시 30분에 시작됐습니다. 언론재단은 꽃빵, 고추 잡채 등이 포함된 중식 코스 요리를 수십 명의 기자에게 제공했습니다. 기자들이 앉은 원탁 테이블에는 침묵이 감돌았습니다.

프레스센터에 문의한 결과 식사 가격은 1인당 최소 44,000원입니다. 프레스센터는 참석자 1인당 44,000원의 식대를 내면 행사장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30여 명의 기자·전문가 등이 참여해 최소비용만 130여만 원입니다. 국민 세금에서 나가는 돈입니다.

언론재단 측은 “오후에 토론회 일정이 잡히면 기자들의 일정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점심을 겸한 토론회를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선의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코스 요리는 토론회 오찬치고 다소 과한 느낌입니다.

포럼·토론회의 목적은 정책 방향 제시와 상호 의견 교환입니다. 오찬 없는 토론회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오찬 없이 기자회견장만 빌린다면 최소 33만 원(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 오전 대관요금 기준), 최대 72만 원(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 오후 대관요금 기준) 내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기자들은 오찬이 아니라 의미 있는 토론회가 더 자주 열리기를 바랍니다. 다음에는 식사 없는 토론회를 언론재단에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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