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해 산업재해 사망자 수를 정부 국정운영 성과·목표로 언급해 비판이 제기된다.

13일 한국일보에는 이재갑 장관의 인터뷰가 실렸다. 이재갑 장관은 "한해 발생하는 산재 사망자 수를 700명대까지 줄일 수 있을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지난해 산재 사망자가 855명이었다. 전년보다 116명 감소했다"며 "올해 목표는 725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갑 장관은 "안전의식이 높아졌고 지난해부터 추락 방지 그물망 설치 유무를 보는 등 위험 요인 중심으로 산업안전 감독을 진행해 지난해 산재 사고가 크게 줄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직원들이 관내 소규모 사업장을 불시 방문하는 패트롤(순찰) 점검도 큰 효과가 있었다"며 "올해엔 패트롤 점검을 제조업까지 확대할 생각이다. 노사정이 함께 노력하면 어렵지만 올해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2월 13일 <"정년 늘어나도 청년 일자리 줄어들지 않을 것">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인터뷰

이에 대해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해도 725명의 노동자는 산재로 사망할 수 있다는 인식에 깜짝 놀랐다"며 "산재사망자 목표는 0명이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썼다.

기자의 질문과 이재갑 장관의 답변은 올해 고용노동부 업무계획과 맞닿아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실시한 업무보고에서 올해 산업재해 사고에 따른 사망자 수를 지난해보다 15.2% 적은 725명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한 해 1천명 가까운 수준인 산재 사고 사망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 산재 사망자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주무부처의 장관이 단순 행정상의 목표치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계적으로 답변하는 게 과연 적절한 태도인지 의문이다.

경향신문은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에 보고된 중대재해 발생 현황 목록과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작성한 사고성 사망 재해 조사 의견서를 확보해 각 노동자의 이름과 나이,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되짚었다.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라는 제목이 달린 해당 기획 기사의 첫 머리는 다음과 같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산업재해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그러나 통계는 추상적이다. 왜 노동자가 일하다가 죽었는지 잘 알려지지도 않을뿐더러, 보도되더라도 금세 잊힌다. 매일 '김용균'이 있었고, 내일도 '김용균'이 있을 것이지만 한국 사회는 노동자의 죽음에 무감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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