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KBS 뉴스의 형식·주제 다양성에서 NHK, BBC 등 해외 공영방송과 비교되는 수치가 나왔다.

심훈 한림대 교수는 7일 한국방송학회 방송저널리즘 연구회 2020년 신년 세미나에서 <한국 공영방송 TV 뉴스의 형식적·내용적 도식에 따른 심층성 분석>을 발표했다. 심훈 교수는 KBS와 NHK·BBC의 메인뉴스 리포트를 비교·분석했다. 조사 시기는 2020년 1월 6일부터 10일까지다.

KBS, NHK, BBC의 리포트 분량, 개수 (사진=심훈 한림대 교수)

조사 결과 KBS의 방송 리포트 당 길이는 127초였다. 반면 NHK는 274초, BBC는 209초였다. 일일 평균 보도개수는 KBS가 18.1개다. NHK는 9.2개, BBC는 7.5개다.

뉴스 주제 분포를 보면 KBS는 정치·사회에 집중됐다. 조사기간 중 KBS의 뉴스 리포트 주제는 사회 41.9%, 정치 32%, 경제 13.4%, 국제 9.5%, 문화 2.4%였다. 반면 NHK는 사회 34.5%, 국제 28.3%, 정치 13%, 경제 13%, 문화 8.7%였다.

BBC의 경우 사회 36%, 국제 30.7%, 경제 17.3%, 정치 10.7%, 문화 5.3%였다. 심훈 교수는 “방송사별 뉴스 주제 분포도가 눈에 띄게 달랐다”면서 “KBS는 사회와 정치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BBC와 NHK는 국제와 문화 주제에서 보도량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심훈 교수는 BBC, NHK가 KBS보다 분석력 있는 기사를 많이 작성했다고 밝혔다. 심훈 교수가 말하는 분석력이란 사건의 원인·배경·전망이 기술된 보도다. KBS의 경우 사안의 과정과 결과만 기술된 기사가 73.9%를 차지했고 분석력 있는 보도는 26.1%에 불과했다. 반면 BBC는 분석력 있는 기사가 44%였고, NHK는 30.4%였다.

심훈 교수는 NHK의 미국 아이오와주 민주당 코커스(당원대회) 보도를 예로 들었다. 심훈 교수는 “NHK 뉴스 진행자는 아이오와 주 코커스를 직접 취재했다”면서 “앵커는 아이오와 주 코커스에서 선두를 달린 부티지지를 직접 인터뷰했다. 현장에 직접 가 취재를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QR코드로 시청자 접근성을 높인 NHK (사진=심훈 한림대 교수)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KBS가 어떤 어젠더에 관심이 있냐를 보면 대중과 괴리가 있음을 느낀다”면서 “뉴스 수용자는 (보도 결과물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있는데, KBS 보도국은 뉴스 가치에 있어 그 정도의 고민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원식 교수는 “공영방송은 민영방송이 채워주지 못하는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데, KBS 기자들은 자신들이 민영방송과 완전히 차별화된 보도를 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지 않은 게 문제”라면서 “NHK가 방송뉴스를 길고 심층적으로 하는 이유는 다른 상업방송이 그렇게 못 하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은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은 방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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