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전북 현대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K리그 팀 가운데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3년 뒤, 가장 강한 팀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창단 후 K리그 첫 우승이라는 위업까지 달성했습니다. 최강희 감독이 팀을 맡은 뒤에 완전히 강팀으로 거듭나면서 '명문 구단'으로 떠오른 전북 현대는 올 시즌,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를 동시에 석권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힘찬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에 걸맞게 최근 전북 현대가 상당히 인상적인 공격력으로 무서운 면모를 보이며 우승 후보다운 실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전북은 지난 주말에 열린 K리그 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무려 6골을 뽑아내는 저력을 보여주며 6-2 대승을 거두고 리그 5승 1무 2패로 2위에 올라섰습니다.

특히 리그 8경기를 치르면서 무려 21골을 뽑아내는 무서운 득점력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전북은 3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에 5골, 6라운드에서도 광주 FC를 상대로 6골을 집어넣는 등 엄청난 득점력으로 K리그 판을 뒤흔들었는데요. 팀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15골)보다 무려 6골이나 앞서 있을 만큼 전북의 공격력은 그야말로 막강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강희 감독이 추구한 이른바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가 4월 들어 어떤 경기를 가리지 않고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하면서 초반 K리그에 큰 바람을 몰고 있는 것입니다.

▲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4차전 전북 현대와 일본 세레소 오사카의 경기. 전북 이동국이 후반 선취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9년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무관에 그쳤던 전북 최강희 감독은 올해 모토로 "수비만 해서는 결코 리그서 우승하지 못한다. 공격적으로 나서는 팀이 팬들한테도 어필할 수 있다. K리그를 부흥시킬 수 있는 길이다"라면서 이른바 '닥공 축구'를 주창했습니다. 인터넷 용어인 '닥공'이라는 말을 그대로 쓴 최강희 감독은 공격 축구만이 경기를 이길 수 있고, 우승을 할 수 있다는 나름의 철학을 갖고 있었는데요. 그 때문에 전북 현대는 겨울에 알차게 전력 보강을 하면서 정성훈, 김동찬, 이승현 등 저마다 색깔이 있고 공격 본능이 강한 공격수들을 대거 영입하고, 보다 강한 전력, 조직력을 바탕으로 '닥공 축구'의 진면목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이 같은 최강희 감독의 전략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습니다. 몇몇 우승 후보들이 '수비 축구', '실리 축구' 등 몸을 사리는 축구로 주춤한 가운데서 최 감독의 '닥공 축구'는 전북 현대가 초반 상위권에 안착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강한 공격력을 통해 선수 개인의 역량도 크게 발휘하고, 그러면서 팀 상승세까지 가져다주는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냈는데요. 특히 선수들의 개인 기록들을 보면 '닥공 축구'가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공격수들의 성적부터 일단 눈에 띕니다. 지난해 약간 주춤했던 이동국이 6골을 넣고 4개 도움을 기록하며 경기당 1개꼴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상승세를 탔는데요. 지난해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초반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이동국은 전북의 2년 만의 우승 도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김지웅, 김동찬이 3골, 정성훈, 이승현 등이 각각 2골을 넣으면서 공격수 대부분이 시즌 개막 2달 만에 한 골 이상의 득점 기록을 하는 진기록을 세웠습니다. 여기에 도움을 비롯해 공격포인트까지 범위를 넓히면 전 선수가 한 개 이상의 기록을 세워 공격 본능을 갖고 있는 선수라면 누구든 무기나 다름없다는 걸 아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선수 대부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골을 허용하거나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공격 위주의 전술 운영으로 많은 골을 넣고 승점도 챙기는 전북 현대의 이러한 '닥공 축구'는 분명히 K리그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다른 팀들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K리그가 재미없다는 오명을 씻는데도 이 '닥공 축구'는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팀에 비해 확실히 많은 골을 넣고, 설령 골이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90분 내내 공격 성향의 축구로 전북 현대 경기를 보러 온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골이 터져야 축구가 재미있다는 기본적인 상식을 너무나도 잘 지키고 있기에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를 더욱 갖게 만들고, 전북 현대를 주목하는 팬들도 서서히 늘어나는 듯합니다.

앞으로도 이 '닥공 축구'가 꾸준하게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전북 팀 스쿼드 자체가 더욱 두터워진데다 점점 팀이 정비돼 가면서 경기를 더해갈수록 그 위력이 한층 배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때 '수비 축구', '실리 축구'에 대한 다양한 논란이 오갔던 가운데서 전북 현대의 '닥공 축구'가 K리그 판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바람을 몰고 오게 할지 앞으로의 결과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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