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영삼] MBC ‘구해줘 홈즈’에 대한 시청자의 시선이 곱지 않다. 서민이 쉽게 구하지는 못해도 필요에 의한 선택은 할 수 있게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프로그램이 갖춰야 할 요건인데, 최근 <구해줘 홈즈>는 광고 수주에 대한 관심, 있는 사람들이 소일거리 삼아 매입할 수 있는 매물에만 관심을 갖는 듯해 시청자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몇 억은 기본일 정도로 높아진 매물이 나오고, 의뢰하는 이도 몇 억은 되는 매물을 찾아 시청자의 허탈감은 커지고 있다. 말이 허탈감이지 사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준.

보통 집을 구하는 이들은 현재 사는 것보다 조금 늘리는 수준의 매물을 찾기 마련이고, 시청자 또한 으리으리한 매물보다는 목표를 삼을 수 있는 매물을 찾는데 <구해줘 홈즈>에서 보여주는 매물은 꿈도 꾸지 못하는 수준의 매물이라 불편할 수밖에 없다.

MBC 예능프로그램 <구해줘! 홈즈>

시청자의 불만은 이해할 만하다. 수억의 여유자금이 있는 의뢰자라면 중개수수료를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일 테고, 굳이 <구해줘 홈즈>를 통하지 않아도 충분히 거래를 할 수 있기에 등장하는 것이 좋게만 보이지 않는다.

어느 정도 비율로 등장하면 그래도 이해할 텐데, 최근 부쩍 고가의 매물을 찾고 찾아주는 빈도가 높아져 시청자는 불만을 토로하는 중이다. 이런 불만은 고가의 매물을 구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해외 집을 구해주는 특집에서도 나온 불만이다. 왜 굳이 평균치 이상의 삶을 사는 사람의 집구하기까지 봐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작은 평수부터 큰 평수까지, 시도할 수 있는 인테리어, 평수 늘려 가기, 여러 지원 혜택을 통한 이사 등. 수없이 많은 콘텐츠 거리가 있음에도 이러한 제스처는 시청자 반감의 원인이 되고 있다.

가까운 서울 외곽부터 조금은 떨어진 외곽이라도 좋은 매물, 월세/전세 매물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줘도 충분한데 시류를 읽지 못하고 광고주 매물 매매에만 관심을 갖는 듯해 그 점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이 흥하고 제작비 고충도 있으니 상부상조하는 것이야 시청자도 이해할 일이지만, 너무 보일 정도로 고가의 매물을 전체 시청층에게 보여주는 것이기에 이는 지적받아 마땅하다.

양념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상류층의 매물은 어쩌다가 소개해도 부족하지 않다. 한 단계 이상을 목표로 삼고, 혹은 한 단계 낮춰 이사를 계획하는 의뢰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돼야 호감도도 높아질 것이다.

집에 대한 정보. 이사 정보. 좋은 매물 찾기 팁. 프로그램이 알려줄 거리는 무궁무진하다. 콘텐츠거리가 있음에도 광고주를 위한 기획을 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기에 불만도 커지는 것이다.

좀 더 일반적인 매물을 보여주길 권할 수밖에 없다. 중상류층의 집은 그들이 알아서 찾아도 될 일이며, 진짜 도움을 원하는 이들은 서민층이다. 그 이상은 예능 프로그램이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비즈니스가 접근할 영역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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