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제26대 경향신문 사장 선거가 시작된 가운데 사장 후보자 3인 모두 ‘편집권 독립’과 함께 연봉 인상, 성과금 지급을 약속했다.

경향신문은 5일부터 이틀간 사장 선임 투표를 진행 중이다. 오는 6일 투표가 완료되면 7일 사원주주총회에서 차기 사장이 최종 확정된다. 지금까지 사장 투표 결과가 사원주주총회에서 뒤바뀐 적이 없었다.

경향신문 사옥 현판 (사진=미디어스)

사장 후보로 김석종 경향신문 상무, 최병태 경향신문 기획위원, 박래용 경향신문 논설위원(기호순)이 나섰다. 앞서 경향신문이 ‘편집권 독립’을 새 사장의 자격조건으로 추가한 만큼 후보자들은 ‘편집권 독립’ 공약을 앞세웠다.

김석종 후보자는 “편집과 경영을 분리하겠다”며 ‘별도의 편집인 임명’안을 제시했다. 사장이 편집인을 겸하면 편집인의 역할과 경영자의 업무가 섞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편집국이 제작한 지면과 논설실 사설의 비판 논조가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 편집인이 이를 잡아주는 역할을 맡게된다.

최병태 후보자는 첫 번째 공약으로 “편집권 독립을 절대 보장하겠다”며 “차차기편집국장부터 완전 직선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SPC사태도 따지고 보면 결국 편집권 독립 장치가 제도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데 그 원인이 있다”며 얼마 전 활동을 시작한 편집권독립강화위원회의 결정을 절대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편집권 독립 강화를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임명동의제가 아닌, 편집국장 전면 직선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박래용 후보자는 “경영을 위해 저널리즘 원칙을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후보자는 “편집권 독립은 독립언론 경향신문을 지탱하는 대원칙”이라며 유명무실해진 ‘편집제작평의회’를 회복시키겠다고 했다. 편집제작평의회는 편집인(사측)과 노조가 구성한 편집국 대표가 정기적으로 만나 편집 현안과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기구다. 박 후보자는 편집국에 지면제작회의를 전면 공개하도록 권고하겠다는 계획을 덧붙였다.

세 후보자들은 공히 구성원들의 연봉 인상과 상여금 지급을 약속했다. 경향신문이 안정적인 흑자 기조에 들어섰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이동현 현 사장 아래 3년 연속 800억 원대 매출, 80억 원대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2018년 914억 원 매출, 91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재무상태가 개선됐다고 봤다.

김석종 후보자는 6가지의 공략 중 ‘평균연봉 7천만원 시대’를 가장 앞세웠다. 본인이 2014년 경영진에 합류한 뒤 개선된 재무구조를 근거로 제시하며 경영 이익을 사원들에게 더 배분할 수 있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3년 내 평균연봉 14,000만원 인상, 경영실적에 따른 연말 인센티브 도입 등이다.

최병태 후보자는 상여금 500%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우선 광고 매출이 특정 대기업에 집중되는 매출 구조를 개선하고 광고 영업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특히 경향신문이 광고 거래를 한번도 하지 않은 기업의 광고를 유치할 경우 유치 금액의 40%를 인센티브로 제공하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개선안을 언급했다.

박래용 후보자는 ‘임금 3년 내 25% 인상, 연말 성과급 지급, 취재비·출장비 현실화’를 약속했다. 경향신문 평가에 걸맞게 3년간 실질 임금 수준을 25% 정도 인상하고 사원주주회사에 걸맞게 연말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밖에 김석중 후보자는 경향 디지털 5대 전략(디지널 전략 전담 부서 신설·독자 참여 프로그램 개발·버티컬 콘텐츠 생산과 실험·동영상 프로그램 확대·후원모델 실험)을, 최병태 후보자는 ‘네이버 등 포털과 전재료 협상을 다시하겠다’는 공약을, 박래웅 후보자는 뉴미디어 투자 계획 등을 강조했다.

세 명의 후보자에 대한 투표 결과는 6일 오후 공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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