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가 ‘KBS 뉴스9’의 김경록 PB 인터뷰 방송 심의를 전체회의에 부쳤다. 방송소위 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KBS 측은 “결과적으로 시청자에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이 있다”면서도 “사실을 왜곡한 건 아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11일 KBS는 조국 전 장관의 가족이 자본시장법과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KBS는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인 김경록 PB와의 인터뷰를 근거로 삼았다. 김경록 PB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조국 전 장관 가족에 불리한 내용을 증언했다.

지난해 9월 KBS '뉴스9' <[단독] 사모펀드 초기 투자 어떻게?…“정경심, 5촌 조카가 코링크 운용한다 말해”> 보도화면 갈무리

방송 후 ‘유시민의 알릴레오’는 KBS가 김경록 PB와의 인터뷰를 공정하게 다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김경록 PB의 KBS 인터뷰 내용이 검찰에 흘러갔다고 지적했다. 이에 KBS는 시청자위원회와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KBS시청자위원회는 KBS가 인터뷰 특정 부분만 발췌해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검찰 유착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방통심의위 방송소위는 5일 KBS 김경록 PB 관련 보도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위원들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해 안건을 전체회의로 회부했다. 향후 전체회의에서 KBS 보도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허미숙 부위원장, 김재영 위원은 법정제재 주의를 건의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해당 보도에 대한 시청자의 많은 민원이 있었다”면서 “KBS는 가정 위에서 기사를 작성했고 인터뷰이 발언을 사실 그대로 접근하지 않았다. 기자 개인 판단이 더해져 발췌·편집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재영 위원은 “한국 언론의 고질적 관행인 선택적 받아쓰기”라면서 “취재 과정에서 인터뷰의 전체적 맥락을 왜곡해 일부만 누락했다. KBS에 고의성이나 악의성은 없어 보이는데 인터뷰이의 주관적 견해를 배제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재영 위원은 “선택적 받아쓰기 관행에 대한 환기나 경종이 필요하다”면서 “전체회의에서 한 번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소영 위원은 행정지도 권고 의견을 냈다. 이소영 위원은 “의혹 제기는 언론의 소명”이라면서 “다만 그 과정이 얼마나 엄정하게 거쳐 졌는가가 중요하다. 기자의 관점이 깊이 들어간 게 문제인데, 법정제재를 내려야 할 정도로 사실관계가 심각하게 왜곡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보도가 나왔을 당시에는 조국 전 장관을 둘러싼 갖은 의혹이 나왔다”면서 “기사가 가정에 근거해 쓰였지만 이는 당연하다. 당시 정경심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명이 없는 것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박상수 위원은 “KBS 보도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보이지 않지만, 민원인들의 입장을 감안해 의견제시 의견”이라고 말했다.

의견진술에 나온 김철민 KBS 사회재난주간은 “시청자가 보기에는 결과적으로 인터뷰를 왜곡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시청자위원회가 권고 결정을 내렸고 담당자가 문책을 당했다. 기획 의도와 시청자 해석이 다르게 된 것은 KBS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김철민 주간은 “시청자위원회의 권고를 겸허히 수용했지만 이는 시청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을 사과한 것”이라면서 “사실을 왜곡한 건 아니다. 악마적 편집을 했다고 사과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임장원 KBS 경제주간은 “공영방송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면서 “보도 후 5개월이 지났는데 내부에서 많은 논의와 자체적인 조사가 있었다. 어떻게 수신료가 아깝지 않은 보도를 할 것인지 성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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