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2TV <거리의 만찬> 시즌2 MC가 여성 세 명에서 남성 두 명으로 교체된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이 뿔났다.

KBS는 오는 16일부터 <거리의 만찬>시즌2의 MC를 배우 신현준 씨와 KBS1 라디오 <김용민의 라이브> 진행자 김용민 씨로 정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박미선·양희은·이지혜 세 명의 여성 MC로 호평받던 ‘거리의 만찬’ 여성 진행자들이 남성으로 바뀐 것이다. (▶관련기사 : 남성 진행자로 바뀌는 '거리의 만찬' 자충수)

MC 교체에 시청자들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홈페이지 ‘시청자청원’에는 “‘거리의 만찬’ MC 바꾸지 말아주세요” 제목의 청원이 하루 만에 5000명 가까이 동의를 얻었다 (5일 오후 2시 집계, 4996명). KBS 시청자 청원은 30일 동안 1000명 이상이 동의하면 해당 부서의 책임자가 직접 답변해야 한다.

KBS홈페이지 '시청자 청원' 화면 (사진=KBS)

청원자는 “프로그램이 뜨고 난 이후 남성 MC로 바꾸는 건 치졸하다”며 “특히 새 MC 중 김용민 씨는 ‘미국 여성 장관을 성폭행해 죽여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씨는 2004년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에 대한 폭언이 민주통합당 후보였던 2012년 총선 당시 수면 위로 떠올라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청원 외에도 SNS 상에서 ‘거리의 만찬’ 여성MC 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공중파 방송 중 가장 여성주의적 관점이 녹아있던 프로를 반대 성향의 남성에게 맡길 수 있는지”, “남자MC인 것도 모자라 논란성 발언이 잦은 김용민이라니”, “거리의 만찬 진행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공감능력 아닌가요?”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임윤옥 KBS 시청자위원은 자신의 SNS에 “새로움을 내세우고 싶을 때 ‘여성 잠깐 기용’했다가 프로그램 안정되면 의자 뺐는 수법, 지겹다”며 “KBS 시청자위원회 위원으로서 저도 문제제기에 함께 하고 있다”고 시청자 청원을 독려했다.

한편, <거리의 만찬> 제작진은 오는 12일 예정된 기자간담회에서 진행자 교체와 관련된 시청자 반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미디어스가 파악한 바로는 제작진 구성은 소수의 인원 변동이 있었을 뿐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제작진이 교체돼 진행자가 바뀐 게 아니냐는 시청자 궁금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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