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케이블 KCN <금강방송>이 ‘시민제작 프로젝트, 익산을 말하다’라는 제목의 시민영상물에 대해 방송 불가 통보한 것과 관련해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익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와 시민영상동호회 ‘영상바투’, 익상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이하 공동제작위)는 공동제작으로 ‘지역경제와 착한소비’를 주제로 영상물을 제작, <금강방송>에 방영을 요청했지만 지난 25일 최종 거부당했다.

‘방송법 시행에 관한 방송통신위원회규칙’ 제26조(종합유선방송사업자 및 위성방송사업자의 시청자제작방송프로그램 방송)는 시청자제작방송프로그램의 방송을 요청받은 경우 방송기술 및 방송편성의 제약이 없는 한도에서 최대한 방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방송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는 제작자와 협의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시청자제작방송프로그램을 편집할 수 있으나 본질적 내용은 훼손해서는 안 되며, 내용이 법령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수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해당 규칙에서는 시청자제작방송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없을 때에는 사유를 명시해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 금강방송 측에서 방영불가 통보한 '익산을 말하다' 캡처ⓒ공동제작위
공동제작위, “시청자들의 방송접근권 박탈하는 행위”

이번 사태에 대해 공동제작위는 “방송법이 보장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방송접근권을 박탈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금강방송> 측에서 “방송사가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과 주제가 겹칠 가능성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단체에서 제작한 것으로)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라 볼 수 없다”, “포맷이 적절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방송불가 통보를 했다

그러나 공동제작위는 <금강방송>의 해명에 대해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은 방송사의 자체제작 프로그램이나 외주프로그램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별도로 마련된 시간”이라며 “설사 방송사에서 같은 주제를 다룬다 하더라도 시청자들의 시각에서 직접 제작했다는 의미와 방송의 다양성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방송포맷 및 단체에서 제작했기 때문에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라 볼 수 없다는 주장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서 발표한 ‘2011년도 시청자 참여프로그램 지원사업 추진계획’을 보면 시청자참여프로그램에 대해 “방송제작을 본업으로 하지 않는 자연인 및 비영리민간단체가 지적 제작한 프로그램”이라고 명시돼 있으며 포맷에 대한 제한은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금강방송>으로부터 방영금지 통보를 받은 ‘익산을 말한다’는 지역현안이나 이슈 등에 대해 1인의 사회자와 지역의 세대 및 계층을 대표하는 패널 3인이 출연해 진행하는 토크쇼 형식을 취하고 있다.

공동제작위는 끝으로 “<금강방송>은 익산과 군산 지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이윤을 창출해왔다”며 “케이블 방송의 지역채널을 통한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은 이러한 독점적 이윤에 대한 공공적 환원의 과정이자, 지역 시민들의 방송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강조했다.

<금강방송>, “저희도 편성시간이나 지원금 등 입장이 있다”

‘시민제작 프로젝트, 익산을 말하다’ 불방통보 사태와 관련해 <금강방송> 퍼블릭액세스프로그램 담당 관계자는 “위원회 심사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자체제작하고 있는 시사토론 프로그램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고, 해당 영상물에 주관적 입장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게 위원회의 논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저희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은 한 달 4~5편을 편성하고 있는데 지금 들어와 있는 영상만 해도 10편이 훨씬 넘는다”며 “시민들이 보내준 영상을 다 내보내면 좋겠지만 편성시간이나 지원금 등의 문제 등과 관련한 입장이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그는 해당 영상물 끝에 ‘다음 달에도 찾아뵙겠다’는 문구 역시 <금강방송> 측에서는 수용하기 힘들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동제작위에서 매달 보내준다는 이야기도 없었을 뿐 아니라, 저희도 심사를 통해 편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내준다고 해서 반드시 방영할 수 있는 조건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해당 영상물에 대한 수정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곧바로 (비판)성명이 나와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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