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질병관리본부의 잘못된 공지로 오보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1일 뉴스1, 서울신문, 세계일보 등은 질병관리본부가 항만을 통한 중국 입국자 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가 수정 또는 삭제했다.

1일 오후 5시경 서울신문은 <속보/ 질본 “항만 통한 중국 입국자 파악 안 돼”> 기사를 내보냈다. 서울신문은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항공기를 이용해 국내로 입국한 중국인 수는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1만 366명으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며 “다만 선박을 이용해 입국한 중국인 수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선박을 이용한 중국인 입국자는 조회하기 어렵다”는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의 발언을 덧붙였다.

지난 1일 수정된 서울신문 보도 (위 수정전, 아래 수정후)

해당 기사가 올라온 뒤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정부가 선박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수를 왜 파악하지 못하냐는 지적이다. 네티즌들은 “무슨 배짱으로 항만을 안 막는지 간이 부은건지”, “항만으로 입국하는 사람들이 무슨 밀항하는 것도 아니고 왜 파악이 안돼”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이날 오후 10시 26분 서울신문은 기사 제목부터 내용까지 수정했다. 제목은 <질본 ”항공기 이용해 입국한 중국인 1만여명>으로 수정하고, 내용은 “선박을 이용해 입국한 중국인 수는 979명인 것으로 당국은 파악했다”로 바뀌었다. 항만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수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이 수정된 것이다. 서울신문 외에 뉴스1, 세계일보 기사들도 차례로 수정됐다.

이를 두고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속보로 관심 끌어놓고 슬그머니 기사를 수정했다”며 언론을 탓하는 비판이 올라왔다.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종훈 작가는 ‘서울신문 오보 논란’을 두고 “기사를 보면 항만 쪽 검역관리가 뚫렸다는 의미이고 중국인 입국자들의 소재 파악이 안 된다는 내용으로 큰일 났다는 생각에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신문 기사는 결과적으로 오보였고 5시간 뒤에 수정됐지만 5시간 동안 인터넷에 다 퍼져나갔고 정부에 대한 비난과 욕설이 쏟아졌다”고 했다.

미디어스 취재 결과, 해당 오보 논란은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사실 관계를 잘못 전달해 발생했다. 1일 오후 4시 45분즈음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기자들에게 “중국에서 선박을 이용하여 국내 입국한 중국인 수는 조회가 어렵다”고 공지했다. 이후 오후 8시경 “중국에서 선박을 이용하여 국내 입국한 중국인 수는 파악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는 내용의 기사 수정요청 문자를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또한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실무진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임으로 보도에 혼선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중국에서 선박을 이용하여 국내 입국한 중국인 수는 979명이라고 밝혔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서울신문 기자는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정례 브리핑장에서 기자 질문이 나오자 담당자가 ‘항만을 통해 들어온 입국자 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한 뒤 추가 안내 문자에서도 ‘선박을 통해 국내 입국한 중국인 수는 조회가 어렵다’고 공지했다”며 “속보를 쓴 뒤에도 이 부분은 문제인 것 같아 사실 파악을 위해 취재에 들어갔는데 8시 경에 정정문자가 돌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기자는 “이번 논란에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면, 기사를 원문 그대로 두고 질병관리본부에서 추가로 정보를 밝혀왔다고 보충 설명을 넣었으면 혼선이 없었을 텐데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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