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아들 학술 포스터 표절 의혹을 제기한 MBC 기자를 상대로 3000만 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3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나 의원은 MBC ‘스트레이트’가 보도한 IEEE 측의 입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시민단체의 10차례 고발은 기획성이라며 대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 의원 아들 포스터 표절 의혹을 보도한 서유정 기자는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방송에도 등장하지만, 취재진이 직접 해당 포스터를 들고 가서 코멘트를 받은 것”이라며 IEEE 측이 정보 없이 답변한 것이라는 나 의원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서 기자는 “나 의원실에서 IEEE 측에 뭐라고 질문했는지 모르지만, 지식재산권 책임자의 답변은 모두 포스터와 관련된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며 “표절 의혹이 일고 있는 포스터 두 개를 그 자리에서 봤기 때문에 담당자가 데이터가 ‘똑같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나 의원 측의 주장이 새로운 쟁점이 될 소지가 없다는 얘기다.

지난 1월 13일 MBC'스트레이트' 보도 화면 (사진=MBC)

지난 30일 MBC기자에게 전달된 고소장에는 “서유정 MBC기자는 지난해 11월 18일 MBC ‘스트레이트’ 방송에서 나경원의 아들이 제4저자로 등재된 포스터에 관해 허위 사실을 보도해 원고와 원고의 아들 명예를 훼손하고 정신적 고통을 가했다”고 적혀있다. 나 의원이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3000만 원이다.

서 기자는 지난해 11월 ‘내 아이는 다르다? 나경원 아들의 황금 스펙’ 편에 이어 지난 13일 관련 내용을 한번 더 방송했다. 서 기자는 나 의원 아들의 학술 포스터 2개가 발표된 국제전기전자기술인협회(IEEE)를 찾았다. 빌 하겐 IEEE 지적재산권 책임자는 학술 포스터들을 살펴보더니 “고등학생이요? 천재인가요?”라며 의문을 표하고, 포스터 표절 의혹에 대해 “똑같네요”라고 발언했다. (▶관련기사 : 나경원, MBC '스트레이트' 형사고소…내용이 뭐길래)

이와 관련해 나 의원실은 22일 ‘MBC 스트레이트 보도 및 시민단체 10차 고발에 대한 입장’ 보도자료를 내고 “MBC의 악의적인 왜곡, 편파 방송 증거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실은 “IEEE의 ‘책임자’라고 나온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인터뷰 내용을 확인한 결과, 담당자는 아이의 포스터 관련 자료는 전혀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IEEE의 일반적인 정책’에 대한 답변을 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담당자는 이메일에서 '공식적인 인터뷰라는 것을 설명 듣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주제와 관련된 어떠한 사례 자료나 정보 없이 그들을 만났다'고 밝혔다"면서 "또한 '일반적인 질문에 오보(misinformation)나 거짓전달(fraud)이 발생했는지의 판단을 위해 IEEE 법무팀의 법적 조언을 구하겠다'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3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나 의원은 MBC 기자 고소 건과 관련해 앞서 발표한 입장을 반복했다. 나 의원은 “구체적인 답은 하지 않겠다”, “아들 관련 질문 한다는 내용이 없었다”, “구태여 구체적인 답변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대답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김현정 PD가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자 “이 정도 하시죠”라며 “호의적으로 출연했는데 악의적으로 하고 있다. 이걸로 이슈를 계속 만들어가는 건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자신을 향한 시민단체의 10차례 고발을 두고는 “시민단체가 하는 건 기획성이라고 보고 특별히 대응을 안 했다”면서 “하지만 MBC의 아들 관련 보도는 미국까지 가서 국제적 망신을 주는 보도였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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