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병원 측과 갈등을 빚어온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 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가 “한국에서 다시는 외상센터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총선 출마설과 타병원 이적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 교수는 2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가 원내 정치도 못 하는데 무슨”이라며 총선 출마설을 일축했다. 이어 이 교수는 “기자들 사이에 이국종이 다른 병원으로 헬리콥터, 외상센터 지원금 빼가지고 옮긴다는 소문이 돌던데 죽어도 한국에서 다시는 이거 안 할 거”라며 “의과대학에서 학생 가르치는 일반 교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 외상센터장 (사진=연합뉴스)

이 교수는 수차례 “그만 할 거다”, “병원에서는 외상센터를 꽃놀이패라고 그런다”, “사람을 쥐 잡듯이 잡았다”, “10년 동안 지긋지긋하다”라며 피로감을 호소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일 외상센터를 그만두겠다고 발표했다.

이 교수는 그만두는 이유에 대해 “보건복지부부터 우리 병원에 이르기까지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이라며 “아주대병원이 적자를 감수하고 외상센터를 지원했다는 건 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복지부에서는 예산을 그런 식으로 빼먹지 말라고 공문을 보낸 자료도 있다”고 했다.

MBC 보도로 알려진 이 교수와 아주대병원 측의 갈등 원인은 외상센터 간호사 인력 충원과 병상 부족 문제다. 정부가 지난해 지원한 64억원을 병원쪽이 기존 간호인력을 충원하는 데 쓰고 외상센터에는 계획 인원의 절반 가량 증원했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67명을 뽑을 수 있는데 37명만 뽑고 나머지 30명분 예산은 기존의 병원에서 월급 주던 간호사들에게 주는 거로 합의했다”며 “결과적으로 병원이 이득을 본 셈”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언론에 “정부가 지원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외상센터 집중치료실에 간호사를 채용했기에 관련 예산 가운데 일부를 기존에 충원한 간호사 인건비로 보전했다”고 밝혔다.

또한 병원 측은 외상센터가 환자 1명 받을 때 138만 원의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등 적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조작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작년 아주대병원 수익이 500억 원이 넘는다. 전국적으로 돈을 제일 많이 버는 병원 중 하나”라고 했다.

이밖에 이 교수는 병원 측과의 갈등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말했다. 사업을 따낼 때는 이 교수를 이용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을 떠넘겼다는 것이다. 2012년 외상센터를 유치할 당시 김문수 경기지사가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자 병원 측은 수술방에서 수술하던 이 교수를 불러 세워놓고 얼굴마담으로 썼고, 외상센터 지하 2층에 교직원 식당 설립을 허락받기 위해서 경기도 도의회 도의원들에게 “이국종 교수가 밥 먹을 데가 없으니 지하에 교직원 식당을 넣어줘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외상센터에 문제가 생기면 이 교수를 비난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닥터헬기로 인한 소음 민원이 몇 개 들어오지 않았는데 사람을 쥐 잡듯이 잡았다”며 “10년 동안 아주 지긋지긋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제는 다 놓고 교수의 삶을 살겠다”,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했는데 죽어도 아주대에서 헬기 타는 일은 없을 것”, “이번 생은 완전히 망했다”는 등의 말을 쏟아냈다.

한편, 이국종 교수의 센터장 사임 의견표명과 함께 논의 선상에 오른 닥터헬기 운영 방안에 대해 정희시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오늘부터 정상 운행한다”며 “경기도나 복지부는 지정학적으로 봤을 때 닥터헬기가 남부 아주대병원에 있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 의회 차원에서 발전TF를 구성해 구조적인 시스템 문제 등을 다루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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