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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의 민주노총 취재 방법, 방통심의위 도마위에인천공항공사 채용 비리 의혹 보도, 민경욱 제공 자료 검증 안해…정정보도를 정정보도할 판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1.16 10:53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가 15일 민주노총 인천공항공사 지회 부정 채용 의혹을 보도한 TV조선 뉴스9에 법정제재 주의 결정을 내렸다. 이날 방통심의위 심의 결정 과정을 살펴보면 TV조선이 민주노총을 취재하는 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TV조선은 확인 과정 없이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제공한 자료를 사실로 전했으며 미디어오늘·미디어스에 나온 민주노총 관계자 입장을 근거로 정정보도까지 했다. 이에 대해 방통심의위 김재영 위원은 "'정규직화 흠집'이라는 배후의 정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2018년 10월 18일 TV조선 ‘뉴스9’은 ‘아들·조카 7명 채용…노조 간부 아내 입사’ 보도를 통해 인천공항공사 채용 비리 의혹을 전했다. TV조선은 “공항 협력업체에서는 남편이 민노총 지부장으로 있을 때 부인이 입사한 사례도 있다”면서 “부인이 초고속 승진을 해 정규직 전환 순번을 앞당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TV조선 10월 18일자 <아들·조카 7명 채용…노조 간부 아내 입사> 보도 (사진=TV조선 홈페이지 캡쳐)

그러나 TV조선의 보도는 오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노총 인천공항지부의 전·현직 지부장 아내가 공항·항공 업계에 취업한 사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TV조선이 지회장을 지부장으로 착각한 것이다. 초고속 승진 또한 사실이 아니었으며 지회장 아내의 승진은 통상적인 수준으로 이뤄졌다. TV조선은 이런 내용을 보도하면서 민주노총 반론을 받지 않았다.

해당 보도에 대한 비판이 일자 TV조선은 2018년 10월 23일 정정보도를 했다. TV조선은 “민노총 지부장이 아니라 지회장이기에 바로잡는다”고 밝혔다. 뒤이어 “또 '부인이 초고속 승진을 해 정규직 전환 순번을 앞당겼다는 의혹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민노총 측은 당시 부인이 승진이 빨랐던 것은 사실이지만, 더 빠른 승진사례도 있었고, 승진과 정규직 전환 순번과는 무관하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부인이 승진이 빨랐던 것은 사실이란 입장을 TV조선에 전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자 TV조선은 지난해 1월 정정보도를 정정보도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방통심의위 방송소위는 15일 TV조선의 2018년 10월 18일 보도, 10월 23일 정정보도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고 법정제재 주의 결정을 내렸다.

이날 TV조선은 해당 보도의 취재 과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TV조선은 민경욱 한국당 의원실이 제공한 인천공항공사 감사관실 자료 ‘익명신고 접수 및 확인현황 자료’, 박완수 한국당 의원 제공 자료를 기반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TV조선은 민경욱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았다. 

김재영 위원은 “민경욱 의원실이 제공한 감사관실 자료가 부정 채용이 실제로 있었다는 내용인가, 아니면 투서가 있었다는 내용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강상구 TV조선 편집1부 부장은 “민경욱 의원실 자료를 근거로 기사를 작성했다”면서 “감사관실 자료를 믿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강상구 부장은 “(인천공항공사 사장 출신인) 박완수 의원은 해당 사건을 ‘노조 간부의 권력형 승진사례’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근거로 기사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감사관실 자료만 보고 쓴 건가, 아니면 감사관실에 추가확인을 해봤나”고 질문했다. 강상구 부장은 “감사관실에서 해당 내용을 얼마나 확인했는지는 파악이 안 된다”면서 “(인천공항공사가) 확인이 안 된 사실을 국회의원에게 제출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제공받은 자료를 추가 확인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소영 의원은 “박완수 의원의 주장을 어떻게 믿냐”고 물었다. 김동욱 TV조선 뉴스 에디터는 “국회의원은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있어서, 그의 말 자체를 있는 그대로 보도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동욱 에디터는 “내부 관계자 취재도 했다. 진실이라고는 단정하지 못하지만, 사실이라고 믿을 만했다”고 밝혔다.

이소영 위원은 “보도에서 ‘박완수 의원이 주장했다’고 했다면 괜찮다. 하지만 지금 보도는 박완수 의원실 자료를 확정된 사실처럼 보도했다”면서 “박완수 의원이 진실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박완수 의원을 근거로 했다면 확인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위원은 “TV조선은 의혹을 제기한 게 아니라 (채용 비리가) 있었던 일처럼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TV조선은 1차 정정보도를 했을 때 미디어오늘·미디어스 보도를 참조했다고 밝혔다. 강상구 부장은 “지회장을 지부장으로 잘못 썼다. 이를 바로잡아야겠다고 해서 바로잡았다”면서 “당시에는 지부장과 지회장이 큰 차이가 있는 줄 몰랐다. 또 (미디어오늘과 미디어스에 담긴) 민주노총의 반론이 의미가 있다고 봐서 정정보도에 첨부했다. 당시 민주노총에 30번 이상 접촉을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강상구 부장은 “결과적으로 과잉친절이 화를 불러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정보도에 ‘민주노총이 미디어오늘과 미디어스에 밝혀왔다’고 쓰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견진술이 끝난 후 TV조선은 민경욱 의원 제공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를 본 이소영 위원은 “자료를 보니 더 문제”라면서 “자료에는 ‘여러 가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막연한 내용이 담겨있다. 방송내용과 일치하는 부분도 없다”고 지적했다. 

방통심의위 방송소위는 TV조선에 법정제재 주의 결정을 내렸다. 법정제재 결정을 내리면 향후 전체회의에서 해당 방송 제재 수위를 한 번 더 논의하게 된다. 이소영 위원은 “국회의원들이 제공한 자료는 확인된 것이 아니라 조사 사항”이라면서 “당시 보도가 객관적인 근거를 가졌다고 인정할 수 없다”면서 주의 결정을 내렸다.

김재영 위원은 “언론의 역사를 보면, 객관주의 언론관에서 선정주의로 넘어간 적이 있다”면서 “TV조선 보도가 이와 같다. 의혹 보도의 형식이지만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보도를 통해) 노동조합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김재영 위원은 “정규직화라는 정부 정책에 대한 ‘흠집’ 같은 배후의 정서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면서 “주의 의견을 내 전체회의에 부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두 위원의 뜻을 중하게 여겨 주의 의견을 내겠다”고 말했다.

박상수 위원은 해당 방송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상수 위원은 “TV조선은 인천공항공사 감사관실이 제공한 자료를 근거로 했다”면서 “또 (노조 관계자 1명) 취재까지 했다. 전반적으로 판단할 때 신뢰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상수 위원은 TV조선의 정정보도에 대해 “지회장을 지부장으로 잘못 적은 것은 단순한 실수다. 제재를 가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 행정지도 의견제시 의견을 냈다. ‘의견제시’는 가장 약한 수위의 행정지도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의원실에서 관련 자료를 재가공하거나 왜곡한 건 아니라고 본다”면서 “사실 오해를 받기 싫으면 아버지·남편이 재직하는 회사에 안 들어가면 되지 않나. 지회장을 지부장으로 잘못 쓴 정도를 가지고 법정제재를 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TV조선에 행정지도 의견제시 의견을 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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