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임명을 두고 “경력면에서 미달하는 바 없고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기업은행장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노조원들의 출근저지에 굳은 얼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기업은행은 정부가 투자한 국책은행이자 정책금융기관으로 일종의 공공기관”이라면서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영입해 수술하고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윤종원 행장이 자격 미달이라면 모르겠지만 경제·금융분야에 종사해 왔고 청와대 경제금융 비서관도 했고, 우리 정부 때 경제 수석, IMF 상임이사까지 역임해 경력 면에서 미달하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것으로 비토하는 건 옳지 않다”며 “다음에는 내부에서 발탈될 기회가 있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기업은행의 발전, 기업은행이 해야 할 중소기업 지원 역할 등을 더 활발히 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고 했다.

관치금융 논란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민간 금융기관과 민간은행장까지 정부가 사실상 개입해 관치금융이니 낙하산 인사니 하는 평을 들은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2013년 기업은행장에 기획재정부 관료가 내정됐을 때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지적했지만, 이번에는 침묵하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일 임명된 윤 행장은 노조의 출근 저지 시위에 막혀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 임시 집무실을 마련했다. 윤 행장은 노조 측에 지속적으로 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지난 13일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 회의를 주재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경제 관료 출신인 윤 신임 청장을 ‘함량 미달 낙하산 행장’으로 규정하고 아침마다 출근 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금융노조는 2017년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와 ‘낙하산 인사 근절’을 명시한 정책협약을 맺었는데 이를 뒤집고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냈다며 정부와 여당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