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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9회- 돌아온 남궁민은 왜 새로운 계약을 했을까?시즌 시작 전 단장직 자진사퇴 계약… 승수의 오열은 어떤 계기로 작용할까
장영 기자 | 승인 2020.01.12 14:02

[미디어스=장영 기자] 권 상무는 일을 너무 잘하는 백 단장을 해고했다. 물론 형식적으로는 자진 사퇴 방식이었지만, 자신의 지시를 무시하고 팀을 재건하려는 백 단장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다. 극단적 대립 상황에서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내치는 것까지는 성공했다.

드림즈가 몰락해서 자연스럽게 해체되도록 만드는 것이 권 상무의 일이다. 매년 많은 적자를 보는 야구단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지 않은 회장의 지시를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 권 상무에게는 최선이다. 

권 상무는 언제나 불안하다. 작은아버지가 회장인 회사에서 그의 능력은 분명한 한계로 다가온다. 사촌동생이자 회장 아들이 결국은 회사를 물려받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권 상무는 자신의 능력으로 차기 회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회장의 눈 밖에 나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가득하다.

다른 분야에서는 좋은 성과로 회장의 칭찬을 받고 있는데, 유독 야구팀에서만은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꼭두각시 단장이 자신의 의도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을 잘한다. 어떤 고난 속에서도 모든 것을 처리하는 백 단장의 능력은 정상적인 구단이라면 환영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SBS TV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

길창주 선수의 인터뷰를 왜곡 조작해 공분을 만들어낸 일로 논란이 커졌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작도 두려워하지 않은 김영채 아나운서의 행태는 결과적으로 백 단장을 몰아내기 위한 좋은 구실이 되었다. 여기에 승수의 동생인 영수가 전력분석팀에 들어온 것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능력과 상관없이 이유가 필요했던 권 상무에게는 호재였다.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던 백 단장. 그의 부당 해고에 대해 분노한 것은 세영이었다. 비록 친근한 성격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일 잘하는 단장이다. 그리고 그가 두고 간 자료들 속에는 '2020 드림즈 우승 계획'이 존재했다.

빼곡하게 준비한 우승을 위한 계획들을 보고 세영은 더욱 백 단장을 보낼 수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차갑기만 한 백 단장은 사람들과 관계를 단절하듯 생활하고 있었다. 사회적 거리를 완벽하게 두고 더는 그 안으로 누구도 들어올 수 없게 만든 백 단장에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영수가 경기 중 사고로 하반신 불구가 된 사연은 알려졌다. 승수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라 자책했다. 동생이 야구를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 동의만 했어도 영수의 삶이 바뀔 수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모자라 그 사고 후 아버지는 쓰러졌고, 치매로 여전히 병상에 누워있다.

SBS TV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

이 모든 상황이 승수의 잘못된 선택 하나로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했다. 그 지독한 책임감은 승수를 차가운 존재로 만들고 말았다. 아버지의 병원비와 하반신 불구가 된 동생의 학비와 생활비까지 모든 책임은 승수의 몫이었다. 사고 당시 넋을 잃은 승수는 회사에서도 밀려나 해체를 앞둔 씨름단 단장으로 가야 했다.

백승수가 단장의 길을 걷게 된 이유였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단장을 맡으며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둔 그가 드림즈 단장이 된 것은 권 상무의 계획 때문이었지만,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동생의 삶이 무너졌다고 생각한 야구단이다. 기존 스포츠단과는 차원이 다르다.

모든 트라우마의 시작점인 야구단에서 우승을 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승수 자신의 고통을 씻어내는 일이기도 하다.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아버지. 이제는 거동도 쉽지 않은 상태에서 아버지 병실에서 지내는 어머니의 모습 등 승수의 눈에 밟히는 현실은 힘겹기만 하다.

2년 연봉이 보장된 해고는 그래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런 승수를 다시 흔든 것은 길창주의 인터뷰 때문이었다. 이 모든 것은 세영이 만든 결과물이었다. 백 단장 해고사유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세영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진실을 밝혀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는 책임감도 세영에게는 있었다.

홀로 남겨진 영수 역시 자신의 능력으로 부당 채용이 아님을 인정받아야 했다. 현장에서 뛰는 코치진의 비아냥과 무시, 직원들의 손가락질 속에서도 영수는 버텨냈다. 처음에 가장 싫어했던 사수인 전력분석팀장 경택이 인정했다. 옆에서 본 영수의 능력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SBS TV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

영수의 분석으로 드림즈는 2차 트래프트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트레이드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다른 구단들을 놀라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결과적으로 백 단장을 해고하는 이유가 되었던 모든 것이 풀렸다. 세영의 읍소에 기겁한 김영채는 길창주와 인터뷰를 다시 하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창주는 올 시즌이 끝난 후 현역 입대를 한다며 이 역시 단장과 이미 이야기가 된 상황이라 밝혔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무근이다. 창주가 홀로 결정한 것이었다.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 단장이 자신 때문에 부당해고를 당한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자 회장은 다시 분노했다. 백 단장 해고가 그룹에 비난으로 다가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곧바로 권 상무에게 전달되었고, 그렇지 않아도 단장 복귀를 두고 대립하는 상황 속에서 문제가 바로 해결되었다. 회장의 지시를 한 번도 어기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반대한다던 권 상무가 달라진 이유는 하나였다.

승수가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이다. 시즌 시작 전 자진사퇴하겠다는 계약서였다. 스토브리그만 끝나면 단장직에서 물러난다는 계약서에 권 상무는 만족한 것이다. 승수는 왜 그런 선택을 했던 것일까? 드림즈 우승을 위해 뛰어든 그가 시즌 전 물러나겠다는 선택은 임기응변이었을까?

SBS TV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

창주를 찾아간 승수는 서럽게 울었다. 창주의 선택 때문이 아니었다. 창주의 아이를 안는 순간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자신의 아이를 지켜내지 못한 한심한 아버지라는 생각까지 한 승수였다. 그 일로 이혼까지 한 승수는 지독할 정도로 차가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승수가 타인 앞에서 오열을 했다. 

승수의 오열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독하게 가둬두었던 감정이 터졌기 때문이다. 트라우마를 씻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제목인 <스토브리그> 동안만 불사르는 단장이 될지, 아니면 권 상무가 무릎 꿇고 드림즈 우승으로 향해 나아갈지 알 수는 없지만, 새로운 시작점이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짧은 평화 속에서 근본적 문제와 어떻게 싸울지 궁금해진다. 백 단장을 중심으로 드림즈가 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른 구단에서 탐내는 영수, 그리고 제대로 된 선수 구성을 통해 의외의 가능성을 갖추기 시작한 드림즈. 처음에는 백 단장을 구하지 못했지만, 선수와 직원 모두 백 단장을 지키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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