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안현우 기자]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은 뉴스거리가 안 되고 사람이 개를 무는 것은 뉴스거리가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에서는 개에 따라 사정이 달라진다. 안전의 문제였다면 얘기가 다르지만 그렇지도 않다. 개로 인한 인명 사고 대부분은 견주의 관리 소홀로 발생하는 안전 문제로 뉴스 가치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조선일보는 4일 ‘김정은이 준 풍산개 새끼, 연평도서 사람 물어’ 보도를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연평도에 살고 있는 북한산 풍산개의 새끼가 작년 말 담당 직원을 무는 사고를 냈고, 이와 같은 사실이 청와대에까지 보고된 것으로 3일 전해졌다”고 썼다.

이어 “문제의 풍산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개 '곰이' '송강'의 새끼인 '햇님'”이라면서 “청와대에 살던 햇님이는 지난 8월 '평화의 상징'이라며 연평도로 분양됐다”고 전했다.

조선일보가 전한 사건의 전말은 햇님이가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던 도중 인근 주민 반려견과 싸움이 붙었고 말리던 햇님 담당자가 손을 물렸다는 것이다. 또한 햇님이는 싸움 상대방인 골든리트리버의 귀를 다치게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조선일보는 햇님 용품 구입비까지 더했다. “옹진군은 햇님이의 용품 구입 비용 명목으로 126만원을 지출했다”고 전하면서 "아무래도 청와대에서 각별하게 생각하는 풍산개이다 보니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덧붙였다.

조선일보의 이 같은 보도는 문재인 정부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떠받들여지고 있는 햇님이가 사람을 물었다는 얘기로 정리된다. 습성에서 비롯된 개 싸움의 주인공이 햇님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모양이다. 조선일보는 “사냥개 습성을 지닌 풍산개는 성견이 되면 사람을 물어 인명 피해를 내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는 설명을 달았다.

조선일보가 올해 창간 100년을 맞이한다고 한다. 창간 100년이 되면 개 싸움도 드물게 보도하게 되는지 궁금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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