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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방송의 잃어버린 과녁을 찾아서[기고] 노동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노동렬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승인 2020.01.02 14:34

[미디어스] 존재감이 없다. 중앙방송사가 그러한데, 지역방송사업자의 존재감은 말할 필요가 없다. 모든 방송 관계자들이 대책을 주장하고는 있지만, 표적 잃은 포수(砲手)처럼 정확한 방향성이 없다. 언제부턴가 방송시장은 문제의 근본 원인에 대한 지적과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나타나는 현상이 방송시장의 근본 문제인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그래서 항상 시장이 변화하는 속도를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고, 제시되는 정책은 언제나 미봉(彌縫)에 그친다.

우리 방송산업의 근본적인 문제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내수시장 규모의 문제이다. 우리 방송정책은 1991년부터 생산자 확대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결과는 경쟁 상황 심화와 콘텐츠 차별화 실패로 귀결되었다. 생산자를 확대하면서도 수익원 확대를 위한 정책적 배려는 전혀 없었다. 중간광고조차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정말 한심한 일이다.

두 번째 문제는 글로벌 방송시장의 변화 추이에 있다. 콘텐츠 유통 혁명은 방송산업에 직격탄이 되었다. 방송사업자들은 유튜브를 흉내 내기에는 너무 품위 있고, 글로벌 OTT 콘텐츠와 경쟁하기에는 자금력이 부족하다. 제작비에 대한 문제 제기는 다시 내수시장 규모에 대한 원인으로 회귀한다. 글로벌 OTT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획력과 자금력이 담보되어야 하는데, 우리 내수시장 규모로는 글로벌 OTT와 경쟁할 수 없다. 우리 방송산업의 비극이다.

이제 통신사의 방송시장 진입은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되는 마지막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 시점에 가장 강조되어야 하는 것은 반드시 시장 확대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근본은 콘텐츠 경쟁력이다. 아직 우리 방송사업자들은 명포수 수준의 높은 제작 역량을 가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내수시장에서 초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새로운 메커니즘 디자인이 필요하다. 수신료, 유료방송 요금, 광고 제도 등. 좁은 내수시장의 구조적 비극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방송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방송과 통신의 M&A를 통해 등장하는 새로운 사업자들의 풍부한 자금력을 활용하여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미봉적으로 바람직하다. 특히 지역방송사업자들에게 통신사의 풍부한 자금력은 절실하다. 지역방송사업자가 명포수로 과녁을 다시 찾기 위해서는 제작 활성화를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 

노동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사라진 과녁은 방송을 멀리하는 시청자들과 모호해진 지역성으로 축약할 수 있다. 지역방송사업자도 글로벌 OTT나 MCN 플랫폼과 경쟁해야 한다. 따라서 이제 지역성의 개념은 지역방송사만의 전유물이 절대 아니다. 지역성 개념이 ‘한국시장 내 지역성’인지 ‘글로벌시장 내 한국’을 표방하는 것인지 명확한 개념 정의를 해야 한다. 지금 전개되는 위기는 산업적인 문제이지 공공성의 문제는 아니다. 지역방송사업자의 생존에 필요한 콘텐츠가 무엇인지 명확한 과녁 설정이 필요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우리 지역방송사업자는 명포수라는 사실이다.

노동렬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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