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JTBC가 2019년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아나운서 직군으로 지원한 김 모 씨를 기자로 채용해 논란이다. JTBC는 “본인의 의사를 물어본 뒤 직군을 변경했다”는 입장이지만, 언론인 지망생들은 “채용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 JTBC는 신입사원 공개채용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합격자 명단이 발표되자 언론 지망생들 사이에선 논란이 일었다. 아나운서 직군 지원자인 김 모 씨가 기자 직군으로 채용됐다는 이유에서다. 김 씨는 미스코리아 줄신이다.

사진=JTBC CI

JTBC 측은 채용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JTBC는 “김 씨는 아나운서 직군으로 지원했지만, 취재기자로서의 역량이 있다고 판단돼 본인의 의사를 물어본 뒤 기자로 채용했다”면서 “신입 채용의 경우 지원자들의 전문성 못지않게 향후 성장 잠재력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기존 신입 채용자 중에도 본인이 지원한 분야가 아닌 타 부서로 가서 근무하는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JTBC는 “방송계에는 아나운서와 기자직 상호 간의 직무교류 케이스가 적지 않으며 JTBC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업무 능력에 대한 내부 평가는 좋다”고 강조했다.

실제 JTBC는 지난해 이수진 씨를 아나운서로 채용한 후 기자 직군으로 전환한 바 있다. 하지만 이수진 씨는 아나운서 직군으로 채용된 후 기자로 발령받았다. 채용 과정 중 아나운서에서 기자 직군으로 바뀐 김 씨와는 차이가 있다.

선발 과정에서 차이도 있다. 기자 직군은 논술 평가, 역량평가, 2주간의 현장실습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반면 아나운서 직군은 필기시험 없이 인·적성 평가, 카메라 테스트, 역량평가만 치른다.

이를 두고 JTBC 일부 기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 공정성이 어긋났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언론인 지망생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아랑’에는 김 씨의 채용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망생 A는 “언론사 채용 과정이 원래 불투명하단 이유로 그냥 넘어가기엔 좀 심각한 문제”라면서 “엄연히 선발 과정이 따로 존재한다. 전 직군 필기시험 없이 통합으로 뽑고 기업에서 ‘잘하겠다, 어울리겠다.’ 싶은 직군으로 배정해도 상관없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지망생 B는 “기사 쓰는 업무를 하는 기자 직군에서 논술이든 현장 취재든 뭐든 최소한의 글로 만든 결과물을 안 보고 뽑았다는 게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앵커로 쓸 인재를 놓치기 싫은 JTBC의 욕심이지 않을까 싶다. 마음에 들었어도 다음에 기자로 지원해보라는 피드백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망생 C는 "JTBC가 직군 경계를 없애고 싶었으면 아나운서·기자 통합전형을 만들어 모두가 같은 절차를 거쳐 평가받게 했으면 될 일"이라면서 "엄연히 구분돼 있는 절차를 막판에 뭉개버렸으니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나운서 지망생 단체카톡방에는 “기자 지망생들 허탈하겠다”, “뭐든 뽑는 사람 마음이긴 한데, 기자 지망생들 입장에선 찝찝하겠다. 같은 시험을 본 건 아니니” 등의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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