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성탄절, ‘SBS 가요대전’ 리허설을 하던 레드벨벳 멤버 웬디가 무대 아래로 떨어지는 바람에 오른쪽 골반과 손목에 골절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곧 SBS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피해를 입은 웬디와 그룹 레드벨벳, SM에 대한 사과가 쏙 빠져 언론과 대중으로부터 ‘알맹이 없는 사과’란 비판을 받은 이후 다시 사과문을 발표했다.

2019 SBS <가요대전>

익일엔 ‘MBC 가요대제전’에 방탄소년단이 해외 일정을 소화해야 해서 불참하는 상황이 일어나자 빅히트 산하 레이블인 쏘스뮤직 소속 여자친구가 최종 라인업에 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자친구는 25일 SBS와 27일 KBS 연말 시상식엔 정상적으로 참여했다.

MBC의 갑질 의혹에 무게를 실어줄 만한 정황은 더 있다. 내년 설날에 방영될 ‘2020 설특집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 녹화에 빅히트 소속 TXT는 녹화에 참여하지 않았다. TXT는 올해 열린 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석권할 정도로 주목받는 아이돌임에도 유독 MBC에서만 홀대받는다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

MBC는 여자친구와 TXT 논란에 대해 각각 “PD의 재량” 및 “가요대제전 PD와 아육대 PD는 다른 인물”이라고 해명했지만 여자친구와 TXT가 왜 불참하게 됐나에 대한 구체적인 대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2019 MBC <가요대제전>

그리고 27일, 이번엔 ‘KBS 가요대축제’였다.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이 되는 에이핑크 무대가 통편집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큐시트대로라면 에이핑크는 '%%(응응)' 후 댄스 브레이크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무대가 끝나기도 전에 방송 화면이 급히 마무리되는 방송 사고가 터졌다. 결국 에이핑크는 예정된 퍼포먼스를 모두 소화하지 못한 채 무대에서 내려와야만 했다.

KBS와 MBC, SBS에서 하루씩의 간격을 두고 벌어진 사건 사고, 이들 기획사를 보면 작은 기획사도 아니었다. 웬디는 현재 엔터 1위인 SM, 여자친구와 TXT는 SM과 JYP, YG보다 영업이익이 우위인 빅히트, 에이핑크는 카카오엠 산하인 플레이엠 소속으로 작은 기획사가 아닌 대형 기획사임에도 이런 처우를 당한 것임을 알 수 있다.

2019 KBS <가요대축제>

근래 지상파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급감하는 위기 사태를 겪고 있다.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의 최근 시청률을 보면 SBS ‘인기가요’의 15일 시청률은 0.8%, KBS ‘뮤직뱅크’의 20일 시청률은 0.9%, MBC ‘쇼! 음악중심’의 21일 시청률은 1%에 불과하다.

수치대로라면 국민 100명 중 한 명이 볼까 말까 한 프로그램,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은 가수들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릴 PR의 장이 되기엔 시청률이 극심한 난조를 보이는 중이다. 그럼에도 각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운영진은 이러한 위기의식을 체감하지 못한 채 ‘지상파’란 입지에만 도취돼 안전 체계 시스템이나 체계적인 송출 시스템을 확고히 다지지 못한 결과가 이번 3사 방송사 연말 시상식에서 드러났다.

입지와 권위는 케이블에 밀린 지 오래인데, 방송 권력은 20세기 수준으로 공고하리라 생각하고 있는 걸까. 지상파 방송사의 뼈를 깎는 쇄신 노력과 프로의식이 있었다면 웬디의 추락 사고, 에이핑크 통편집 및 빅히트를 향한 갑질 의혹 논란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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