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최고의 골잡이 박주영(AS 모나코)이 올해 초 부상의 아픔을 딛고 따뜻한 봄날, 화려한 날갯짓을 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박주영은 지난 3일, 프랑스 리그 29라운드 아를 아비뇽과의 경기에서 10호골을 집어넣은데 이어 오늘(10일) 새벽, 30라운드 릴 OSC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12분 선제 결승골을 뽑아 넣으며 팀 승리를 견인했습니다.

이로써 박주영은 리그 11호골을 기록하면서 득점 공동 9위에 오르고, 한참동안 강등권에 있던 팀 순위를 끌어올리는 '1석 2조' 효과를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A매치 온두라스전까지 포함해 출전 3경기 연속으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올해 초 부상으로 아시안컵에 뛰지 못한 아픔을 말끔하게 씻어내고 시즌 막판에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줬습니다. 한동안 주춤했던 그가 한국 축구 최고 스트라이커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박주영의 상승세가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은 매년마다 점점 좋아지는 성적을 내면서 스스로 가치 있는 선수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2008-09 시즌에 프랑스 리그에 데뷔해 5골을 넣고, 지난 시즌에 9골을 기록한 박주영은 세 시즌만에 두 자릿수 골을 넣으며 매 시즌마다 점점 진보한 성적을 냈는데요. 기록 뿐 아니라 순도 면에서도 인상적이고, 팀 내에서의 입지도 스스로 높여가면서 '진화형 플레이어'로서 가치를 높였습니다.

▲ 박주영 선수ⓒ연합뉴스

박주영의 올 시즌 11골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유럽에서 뛴 한국 선수 가운데 차범근 이후 25년 만에 단일 시즌 두 자릿수 골을 넣은 박주영의 이 기록은 AS 모나코 출신 세계적인 골잡이 티에리 앙리, 엠마뉴엘 아데바요르도 해내지 못한 골 기록이었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습니다. 이런 기록도 눈길을 끌지만 특히 강등권에 있던 팀을 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골이 많았다는 점, 그리그 11호골을 넣은 상대 릴이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으로서 강팀 킬러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준 점은 박주영의 골이 상당히 내실 있는 골임을 잇달아 증명해냈습니다. 이를 통해 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집어넣고 득점 랭킹에서도 10위권 안에 진입하며 팀뿐 아니라 리그의 대표 공격수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가 국가대표팀 주장을 맡고는 이전보다 훨씬 더 성숙해지고 심리적으로 상당히 안정된 상황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국가대표팀 주장이기는 해도 축구 선수를 하면서 보다 팀에 대한 충성도, 책임감이 높아지고 이것이 경기력에 영향을 주면서 보다 안정적이고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는 기량 면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던 2005년보다 더욱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군 문제가 걸려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에 아랑곳 않고 기록이나 기량, 그리고 심리적인 면 모두 많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인 박주영의 활약상은 '축구 천재'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2005년보다도 더 주목할 만 한 면이 많습니다. 보다 성숙해진 심리, 그리고 기량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제대로 해결할 줄 아는 '진짜 스트라이커' 등장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8경기가 남아있는 가운데서 박주영이 더 많은 골을 넣고, 사상 최악의 한 시즌을 보낸 AS 모나코의 강등권 탈출에 큰 힘을 불어넣어준다면 박주영의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더욱이 지난 두 시즌 모두 종반에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로 골을 기록하지 못했던 아픔을 딛고 뭔가를 보여준다면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는 쾌조의 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박주영은 지금의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더 분발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올 시즌 팀의 최종 목표인 강등권 탈출과 많은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며 여름 이적 시장에서 매우 주목받는 스타, 가장 눈길을 끄는 공격수로 떠오를 수 있을 지 시즌 막판 박주영의 활약을 눈여겨봐야 할 것입니다. 향후 행보가 어쨌든 매우 기대되는 박주영입니다.

대학생 스포츠 블로거입니다. 블로그 http://blog.daum.net/hallo-jihan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고,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