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손수호 변호사가 성매매 알선사이트 ‘밤의 전쟁’ 적발 이후 상황과 근절대책을 소개했다. 현재는 잠정적으로 폐쇄된 ‘밤의 전쟁’은 30여 명의 국내외 사이트 운영자, 경찰, 시민단체 대표까지 합세해 조직적으로 운영됐다. 손 변호사는 “일단 문을 닫은 것이지 ‘밤의 전쟁’과의 전쟁은 끝난 게 아니다”면서도 경찰이 말해준 근절대책 두 가지를 소개했다.

밤의 전쟁 사이트 (사진제공= 대전지방경찰청, 중앙일보)

‘밤의 전쟁’은 2014년부터 지난 7월까지 5년 동안 운영됐다. 대표 운영자는 삼형제로 사이트를 통해 전국의 성매매 업소를 소개하며 정보를 알려주고 회원들이 이용후기를 쓰거나 댓글을 달면 성매매 무료 이용 쿠폰을 지급했다.

손 변호사는 “놀라운 건 쿠폰 중에 성매매를 원가에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이 있다. 이러한 마케팅을 통해 빠르게 세를 불렸다”며 “누적 회원이 70만 명, 사이트에 올라온 성매매 후기가 무려 21만 건으로 국내 최대 성매매 알선 사이트가 됐다”고 밝혔다.

5년 동안 해당 사이트가 벌어들인 수익을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지만 수백억 원으로 추정된다. 손 변호사는 “확인된 것만 해도 2014년부터 2017년 1월까지 3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전국 1300여 곳의 업소부터 월 30에서 40만 원씩 광고비를 받았다. 이것만 합해도 78억 원”이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 7월에는 무려 2600곳의 업소가 연결된 것으로 파악돼 수익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이트 운영자는 삼형제 외에도 30여 명이 더 있었다. 2017년 1월 삼형제 중 1명이 체포됐고 다른 형제들도 연이어 체포됐다. 현재 2명이 구속, 33명이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손 변호사는 “운영자, 부운영자만 있는 게 아니라 운영 총책, 현금 인출 담당자 또 대포 통장 담당자가 따로 있었고 이벤트 관리자, 쿠폰 관리자, 후기 관리자, 유형별, 지역별 관리자 등 다양하게 역할을 나눠 시행됐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33명이 불구속 입건되고 나니 필리핀에 있던 공동 운영자가 자수 의사를 밝혀 올해 8월 경에 자진 입국해 조사받고 구속됐다”며 “국내 최대 규모 성매매 알선 사이트 ‘밤의 전쟁’은 문을 닫게 됐다”고 했다.

사이트는 문을 닫았지만 ‘밤의 전쟁’과의 전쟁은 끝난 게 아니라는 게 손 변호사의 해석이다. 손 변호사는 “서버에 접속하는 경로는 일시적으로 차단됐지만 다른 경로가 확보되면 사이트는 다시 살아난다”며 “사이트가 외국에 있어 완전한 물리적인 폐쇄로 보기 어렵다. 국제 공조를 통해 조치를 취하더라도 결국 어딘가에 복제 서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소 1명의 공동 운영자가 해외 도피한 게 확인됐다”며 “국내 조직은 많이 무너진 상태이지만 해외에서 다시 사이트를 열고 영업을 재개하면 금방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밤의 전쟁’은 운영자들만 연관된 사건이 아니었다. 현직 경찰 1명은 10여 차례에 걸쳐 운영자들에게 수배 정보를 알려주고 그 대가로 7000만원을 받았다. 또한 범죄 사실을 알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아 법원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시민단체인 ‘여성·청소년 성매매 근절단’ 전 대표도 연결되어 있다. 손 변호사는 “전 대표가 유흥업소 업주들에게 ‘불법으로 영업하는 거 신고할 것’이라고 협박해 근절단에 가입하도록 강요한 뒤, 업주들을 ‘밤의 전쟁’에 가입시키거나 광고 게재를 강요하는 활동을 해 1년 동안 ‘밤의 전쟁’으로부터 수억 원대의 사이트 소개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손 변호사는 ‘성매매의 끊이지 않는 수요’를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전국의 많은 유흥업소, 특히 성매매 업소를 방문하는 손님들이 처음에는 3개월 무료 광고 이벤트로 들어오고, 이벤트나 쿠폰을 가져오면 업주 입장에서는 한 달에 30~40만 원 광고비는 전혀 아깝지 않은 것”이라며 “금전적으로 볼 때 이런 수요가 계속되면 ‘밤의 전쟁’이 아니라도 제2, 제3의 유사한 사이트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같은 성매매알선 사이트를 단속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손 변호사는 이 사건을 직접 수사한 경찰이 직접 생각해낸 방법을 두 가지 설명했다.

우선, 방송통신위원회나 인터넷 서비스 공급 업자들이 사이트 접속을 아예 차단하는 방법이다. 손 변호사는 “물론 표현의 자유 논란, 절차 등의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경찰 입장에서는 가장 기본 단계인 접속 차단만 해도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느껴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매매 사이트를 접속해 실행까지 가는 경우,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술에 취해 충동적으로 접속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 접속에 장애만 준다면 번거로워져 대부분 포기할 것이라는 얘기다.

또 다른 방법은 전화 폭탄 프로그램이다. 손 변호사는 “특정한 번호에 3초에 한 번씩 전화를 걸도록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전화를 걸면 다른 목적으로 전화 건 사람들과 통화가 안 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손 변호사는 성매매 알선 사이트 이용자들도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경찰청이 후기 작성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했다”며 “성매매를 하는 건 잡히면 무조건 처벌이지만 다른 사람을 성매매, 범죄로 유인하는 행위 역시 성매매 알선 행위이고 성매매 광고 행위도 될 수 있다. 경찰이 집중 단속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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