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인선 결과와 곧 단행될 내각의 윤곽과 관련해 세계일보가 이색적인 키워드를 등장시켰다. 이른바 ‘KKS 인맥’.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인재풀의 주류를 이루는 3대 축이 KKS라는 말인데 KKS는 경상도와 고려대 그리고 소망교회를 일컫는 말이다. 세계일보는 “‘이명박식 코드인사’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세계일보 2월15일자 3면.
영남편중에 대한 우려 … 사정기관은 영남 일색 가능성도

오늘자(15일) 아침신문들이 내놓은 이명박 정부 내각의 대략적인 윤곽을 살펴보면, 영남 출신이 5명으로 가장 많다. 영남을 제외하고는 수도권이 3명, 충청 2명, 호남 1명, 강원 1명, 평안북도 1명 등인데, 지역을 어느 정도 배려한 듯한 인상을 주지만 여전히 내각의 주류는 영남 출신 인사들이다.

호남 출신의 정운천 한국농업CEO연합회 회장을 농수산식품부 장관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세계일보의 지적처럼 “정 내정자의 보직이 이른바 힘있는 요직은 아닌데다, 이 당선인 취임 후 임명될 국가정보원장 등 권력기관장 자리에도 주로 영남권 인사가 포진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 한겨레 2월15일자 1면.
정리하면 권력핵심 기관에는 영남출신들이 자리를 잡았다는 말인데 이렇게 되면 오늘자(15일) 한겨레가 지적한 것처럼 “정치적 중립이 생명인 사정기관이 특정지역 인맥으로 채워질 경우 수사에 대한 권력개입과 사정기관의 권력도구화 현상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고려대·소망교회 출신 인사의 중용과 함께 이번 인사가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문제가 지역 편중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경륜과 지역안배에 방점 찍은 조선일보

그런데 동아 조선의 평가는 좀 다르다. 조선의 경우 1면에서 이번 조각을 ‘경제 내각’이라고 호평하더니 3면에선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이 당선자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일부분을 인용한다.

“각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전문가들을 장관으로 임명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이 당선자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또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영남과 서울에 편중됐던 것에 비해, 지역별로 골고루 안배했고, 대학·종교도 다양했으나, 주요 부처에 영남출신이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조선일보 2월15일자 1면.
‘지역별로 골고루 안배했지만 주요 부처에 영남출신이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는 표현이 참 재미있다. 여기서 기준은 앞서 단행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의 인선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조선일보의 비교대상은 잘못됐다. 비교를 하려면 역대 정권들과 비교를 해야지 왜 ‘일방적인 영남편중’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던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비교를 하는가. 오늘자(15일) 한겨레가 1면에서 보도한 내용을 보면 이명박 정부의 초대내각의 ‘영남편중’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부 인용한다.

▲ 동아일보 2월15일자 6면.
“초대 내각의 출신지역을 역대 정부와 비교하면, 이명박 정부의 지역편중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김영삼 정권 때는 첫 내각 장관들을 출신 지역별로 보면, 서울·경기 5명, 영남 8명, 호남 4명, 충청 3명, 강원 1명, 이북 2명이었다. 김대중 정권(서울·경기 2명, 영남 5명, 호남 5명, 충청 4명, 이북 1명)과 노무현 정권(서울·경기 2명, 영남 6명, 호남 5명, 충청 2명, 강원 1명, 제주 1명, 이북 1명)에서도 지역 안배가 대체로 이뤄졌다.”

별다른 ‘문제의식’ 없는 동아일보

사실 이번 조각은 이른바 ‘KKS’(경상도·고려대·소망교회) 우대현상이 두드러진 것 외에도 여성과 지방대 홀대라든가 친기업적 성향 또한 더욱 뚜렷해졌다고 볼 수 있다. 오늘자(15일) 경향신문이 바로 이 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동아일보는 이번 조각에서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

동아는 오늘자(15일) 6면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당초 구상대로 청와대는 ‘젊게’, 내각은 ‘연륜 있게’ 구성됐다”고 평가했는데 영남편중이나 고려대, 소망교회와 같은 단어를 동아일보 기사에서 볼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오로지(!) 경륜과 안정감을 고려한 인사라는 긍정적인 평가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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