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가 18일 프로듀스X101 조작 사건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이날 의견진술자로 참여한 강지훈 Mnet 콘텐츠운영전략팀장은 심의위원들의 질문 대부분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를 두고 “회사가 사건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통심의위는 Mnet에 추가자료를 요청하고, 사실관계가 파악되면 심의 재개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최근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CJ ENM 안준영 PD, 김용범 CP 등 '프로듀스' 제작진은 투표조작을 인정한 상태다.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는 구속기소 됐다. 보조PD와 기획사 임직원 등 6명은 불구속 기소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사진=프로듀스X101 방송화면 갈무리)

방통심의위 방송소위는 18일 프로듀스X101 심의를 진행했다. 적용 조항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14조 객관성이다. 객관성 조항은 “방송은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통심의위에 접수된 ‘프로듀스’ 조작 관련 민원은 800여 건에 이른다.

이날 위원들은 의견진술자로 참여한 강지훈 Mnet 팀장에게 사건 상황을 물었다. 강 팀장은 질문 대부분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이 “이 사건으로 기소된 CJ E&M 직원은 몇 명인가”라 묻자 강 팀장은 “내가 말할 수 없다. 모른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추궁이 이어지자 강 팀장은 “언론 보도에 나온 내용을 말하면, PD 2명이 구속됐고 보조PD는 불구속 상태”라고 답했다.

허 부위원장이 “회사가 투표조작을 확인했나. 자체적인 조사는 진행 중인가”라 묻자 강 팀장은 “수사기관이 확인하고 있다. 재판 진행 상황을 보고 있다”는 말만 했다. 허 부위원장은 “써 온 종이만 읽지 말고 답변을 해달라”고 했다.

이소영 위원은 “회사가 자체적으로 인지한 부분은 뭔가. 투표조작을 인지했나, 아니면 순위 조작까지 알고 있었나”라고 질문했다. 강 팀장은 “투표 데이터는 (구속된) 담당 PD만 볼 수 있어서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어렵다”,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선 말하기 어렵다”, “여기서(의견진술에서) 뭔가를 말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 등의 답변만 내놓았다. 위원들이 한 시간 가까이 추궁을 하자 강 팀장은 “(조작 여부는 모르겠고)득표수가 이상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앞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지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들은 “이럴 거면 의견진술에 왜 나왔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소영 위원은 “CJ E&M이 피의자가 아니지 않냐. 피의자가 재판장에서 말을 하지 않는 건 이해할 수 있는데, 당신들은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위원은 “의견진술자가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이해가 안 간다. 방송사에는 최소한의 절차가 갖춰져야 하는데, CJ E&M은 파악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김재영 위원은 “회사가 이 사건을 개인 책임으로 돌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의견진술자가 자꾸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살펴본 결과 회사는 후속 절차를 아직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의견진술 또한 충분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방통심의위는 CJ E&M에 추가자료를 요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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