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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는 총선 출마로 가는 징검다리?한국당 추천 천영식 KBS 이사, 재임 1년여 만에 총선 출마의사 밝혀
송창한 기자 | 승인 2019.12.18 18:3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현직 KBS 이사가 내년도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으로 일했던 자유한국당 추천 천영식 KBS 이사는 대구 동구갑 지역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공영방송 이사직을 발판으로 정계 진출을 하는 행위에 대한 엄격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3일 아주경제 <'박근헤 정부 마지막 비서관' 천영식 "의리·책임의 정치할 것"> 기사에서 천 이사는 "쓰러져가는 나라를 되살리기 위해서 미력하나마 기여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내년 총선 출마를 생각하게 됐다"며 "의리의 아이콘으로 책임을 다하는 정치할 것"이라고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출마 예정 지역인 대구 동구의 지역현안 해소를 약속하기도 했다.

아주경제 12월 3일 <'박근헤 정부 마지막 비서관' 천영식 "의리·책임의 정치할 것"> (아주경제 홈페이지 갈무리)

이후 천 이사는 8일 대구 동구에서 저서 <천영식의 증언, 박근혜 시대 그리고 내일>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해당 북콘서트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축사를 보내고, 주광덕 전략기획위원장과 곽상도 의원 등이 축전과 영상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남지역을 비롯한 언론 등지에서는 북콘서트 개최 소식과 함께 천 이사를 대구지역 총선 예비주자로 언급하는 보도들이 이어졌다. 

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앞서 10월 15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당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언주 무소속 의원, 이인제 전 경기지사, 서병수 전 부산시장 등의 인사들이 현장에 참석했다. 언론보도를 살펴보면 이미 8월 이전부터 대구 동구갑 지역 출마자로 천 이사가 언급되고 있다. 

천 이사가 KBS 이사에 임명된 건 지난해 8월 말이다. KBS 이사는 방송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에게 추천할 KBS 이사 후보 11명을 선정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하지만 관행에 따라 정치권 여야가 각각 일정 비율로 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있다. 천 이사는 한국당 추천으로 이사직에 올랐다. KBS 이사의 임기는 3년이다. 임기 1년이 채 안된 시점에 천 이사의 출마가 언급되기 시작했다. 

공공기관에 준하는 성격을 지닌 KBS 최고의결기구이자 특정 정당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된 KBS 이사가 임기 초중반부터 총선 출마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천 이사는 아직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지 않았지만 특정 정당에 가입해 출마하게 된다면 방송법 상 이사의 결격사유에 해당돼 이사직을 내려놔야 한다. 공직선거관리규칙에 따르면 방송법에 따른 방송사업을 경영하는 자에 해당할 수 있어 현직을 가지고 입후보 할 수 없다. 

천 이사는 한국당에 입당해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천 이사는 지난 5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교안 대표와 만나 얘기를 나눴다며 "저는 아직 자유한국당원이 아닙니다만, 이런저런 상의할 일이 생겨 만나뵙게 되었다. 나라 걱정과 미디어 환경에 대한 걱정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지난 2016년 현직 공영방송 이사가 20대 총선에 출마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2016년 3월 안양옥 EBS 이사는 임명된 지 6개월 만에 20대 국회의원 선거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공모해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

안 이사는 2014년 EBS 이사 간 폭행 시비에 휘말려 스스로 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2015년 EBS 이사 공모에 셀프 지원해 EBS 이사 재임에 성공했다. 그의 재임 시도에 노조와 시민사회에서는 총선을 염두에 두고 EBS 이사직을 전략적으로 지원한 것 아니냐고 우려했었고, 우려는 현실화됐다. 공영방송 이사가 이사직을 총선 출마 스펙쌓기용으로 활용한다고 해도 별다른 법적 규제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이사 후보를 검증하는 방통위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졌다.

공영방송 이사의 정계 진출에 대해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현재 공영방송 이사직이 사실상 정당에 의해 추천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임무를 수행하고, 그 대가로 정계에 진출하거나 공천을 받는 등 다음 자리를 위한 발판 형태로 활용되는 것은 심각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며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매우 부적절하다. 그동안 엄격하게 얘기가 안 되다 보니 점점 상식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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