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김광현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거가 되었다. 명문구단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했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이다. 언제든 우승 가능성이 존재하는 팀으로 이적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의미가 크다.

김광현은 2년 8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금액만 보면 아쉬움이 크다. 1년 400만 불 수준이라면 중요한 선수라고 볼 수는 없다. 그만큼 메이저리그에서는 금액이 위치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는 그가 원하는 만큼의 위치에서 경기를 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세인트루이스는 매년 지구 우승을 다툰다. 밀워키와 시카고 등과 함께 치열하게 1위 싸움을 하는 팀이라는 점에서 김광현이 어떤 위치에서 경기를 하게 될지는 명확하지 않다. 우승권에서 멀어져 있는 팀이라면 이 금액으로도 선발 한 자리를 이야기할 수준은 된다.

대한민국 좌완 에이스 김광현(왼쪽)이 17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입단 기자회견 중 존 모젤리악 단장으로부터 새 유니폼과 모자를 받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과 2년 800만달러(93억4천만원 상당)에 계약했다. (세인트루이스 AP=연합뉴스)

세인트루이스에서 1년 400만 불로 설 자리는 불펜으로 볼 수밖에 없다. 김광현이 선발을 요구한다고 해도 팀 상황을 보면 선발 자리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팀 사정에 따라 선발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겠지만, 시작은 불펜에서 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러운 것은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서에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protection against being sent to the minors)을 넣었단 점이다. 이는 중요하다. 붙박이 메이저리거로서 2년을 보장받아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메이저 보장이 모든 것을 정의할 수는 없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해둔 셈이다. 마이너로 가려면 선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만약 구단이 포기한다면 당해 년도 연봉도 받을 수 있다. 최소한 김광현은 경기 유무와 상관없이 400만 불은 확보했다는 의미가 된다.

김광현이 400만 불을 위해 메이저 진출을 한 것은 아니다. 그로서는 오랜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김광현의 계약 과정을 보면 류현진의 존재감은 더욱 커진다. 다저스에 가는 과정이나 현재 FA를 하는 상황을 보면 류현진의 존재 가치를 알 수 있게 한다.

대한민국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17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입단 기자회견 중 그의 전 소속팀 SK 와이번스에 감사를 표하는 플래카드를 든 채 미소짓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AP=연합뉴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출전 기회를 많이 주는 팀과 계약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너 강등 거부권을 확보했다는 것은 김광현이 시즌을 앞두고 편안하게 준비를 잘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만약 이 조건이 없었다면 김광현은 스프링캠프부터 온 힘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다.

스프링캠프는 결국 독이 되어 시즌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김광현에게 마이너 강등 거부권은 중요하다. 차분하게 시즌을 목표로 준비를 하면 되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조건들을 갖추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김광현. 그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김광현이 분명 한국 프로야구에서 중요한 선수 중 하나였다는 점은 명확하다. 하지만 옵션 포함해 1,100만 불 계약을 한 김광현에게 세인트루이스가 얼마나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불펜이든 선발이든 이제 모든 것은 김광현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꿈이 현실이 되고, 이제 메이저에서 성공한 김광현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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