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영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김건모 성폭행 의혹 제기에 모 언론사가 이슈몰이가 심하며 피로감은 대중의 몫이냐는 기사를 내보냈다.

다른 사안도 아닌 성폭행 의혹 사안을 두고 ‘피로감’을 운운한다는 것에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게다가 이제 시작인 사안을 두고 장기간 이슈몰이를 했다는 듯 몰아붙이는 모습은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가로세로연구소’ 측이 김건모 성폭행 의혹 논란을 이슈화한 건 불과 며칠 전이다. 이슈가 된 이후 또 다른 제보자가 등장해 2차 폭로를 예고, 이번엔 김건모의 폭행 의혹을 추가했다. 최초 의혹제기가 된 시점이 6일인데, 장기간 이슈몰이를 했다는 듯한 보도에 대중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다시 쓰는 육아일기>

성폭행 사안은 조심스레 접근할 사안이고, 당연히 무죄 추정의 원칙으로 접근할 사안이기에 각별히 조심하자고 하는 접근이라면 언론의 주의를 요하는 보도는 공감될 사안이었겠으나, 이제 막 시작된 논란을 두고 피로감을 운운하니 황당한 건 어쩔 수 없다. 무엇보다 성폭행 의혹 사안인데 피로감이라니, 어찌 그 사안이 피로감으로 잊혀야 한단 말인가.

비록 이 의혹을 제기한 이들이 사회적으로 큰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인물들이라고 해도 성폭행 사안은 그들의 사안이 아니다. 강용석이 깨끗하지 못한 이력이 있다고 한들, 김세의 전 MBC 기자가 편향적인 정치적 신념을 갖고 있다고 한들 성폭행 사안은 분리돼 취급될 일이다.

대중이 이들에게 반감을 갖고있다 해도, 성폭행 사안 의혹제기 자체에 부정적 시선을 보내는 건 아니다. 지금으로선 김건모 성폭행 의혹에 대해 무죄 추정의 원칙으로 접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의혹 자체가 아닌 강용석이나 김세의 그리고 ‘가로세로연구소’의 이미지를 씌워 본 사안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화면 갈무리

피해자가 느끼는 트라우마에 ‘왜 이제 와서?’라고 묻는 건 또 하나의 폭력이다. 김건모가 TV에 보이지 않았다면, 혹은 보이더라도 그 당시의 의상만 아니었다고 해도 큰 트라우마를 호소하진 않았을지 모른다. 그리고 성폭행 피해 사실 폭로에 기한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기에 ‘왜 이제 와서’라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 지금으로선 양쪽 모두가 시작한 법적 대응을 지켜보는 것 외엔 별로 할 일이 없다. 다만 그 법적 대응이 투명하게 진행돼 의혹에 대한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다. 죄가 없는 이를 고통스럽게 하는 건 그 누구라도 바라지 않을 것이며, 죄가 있다면 그게 누군들 처벌돼야 한다는 요구를 대중은 할 것이다.

피로감 운운 기사의 의도가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대중이 피로감을 호소할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은 분명하기에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왜 이제 막 시작된 사안에 대중이 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단 건지 이해하지 못할 일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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