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스페셜 <태희의 재발견>이 "유치찬란한 김태희 띄워주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MBC스페셜은 1일 <태희의 재발견>에서 "김태희가 달라졌다. MBC '마이프린세스'로 모처럼 연기 호평이 쏟아졌다"며 김태희의 사생활, 그동안의 연기력 논란, 학창 시절 이야기, 연기수업 등을 방송한 바 있다. 이날 방송분은 지난 방송분보다 3.9% 포인트 오른 9.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 지난 1일 방송된 MBC 스페셜의 <태희의 재발견>
MBC스페셜은 기획의도와 관련해 MBC 홈페이지에서 "MBC가 공영성 강화를 위해 프라임 타임에 다큐멘터리 시간대를 마련했다"며 "MBC스페셜은 인간, 자연 그리고 사회에 대한 깊이있는 해석을 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MBC 스페셜이 다룬 소재는 박완서 추모특집, 일본 현대 연극의 전설로 평가받는 츠카 코헤이, 지리산 자락에서 사는 사람들, 일곱살 인생 등이다.

방송 이후 MBC스페셜 시청자 게시판에는 '김태희 홍보 프로'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 시청자는 "김태희씨에 대한 불만은 없지만 과연 오늘의 방송이 MBC스페셜이 다루기에 적합한 소재였는지, 또한 대상에 대한 접근방식이 얼마나 유치찬란한 띄워주기에 불과했는지도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며 "'인간, 자연, 사회에 대한 깊이있는 해석'이라는 프로그램 기획의도가 부끄럽지도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도 참 그림이 좋아서 잘 보긴 했지만 다큐가 아닌 홍보용 이벤트방송을 재밌게 보는 기분이었다"며 "기획의도 자체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다른 시청자도 "MBC스페셜은 나름 감동도 있고 따뜻함이 있었는데, 그저 평범한 연기력이라는 평이 대부분인 김태희를 1시간이나 방송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김태희는 예쁘다고 스페셜하게 말하고 싶은 건가? 너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시청자도 "방송이 끝난 후 도대체 뭘 말하려 했던 건지 좀 어이가 없어서 가족들과 허허 거렸다. 이런 방송은 연예프로나 아침프로에서 다뤄도 되는 내용 아니었느냐"라며 "김태희 이상으로 많은 노력을 해도 TV에 얼굴 한 번 내비치지 못하는 배우들도 많고, 정말 열의를 다해 연기해서 업적을 쌓은 분들도 많은데 이번 방송은 적잖은 실망"이라고 비판했다.

트위터에서도 이날 방송에 대한 비판 의견이 이어졌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도대체 무슨 얘기가 나오나 해서 보니까 그저 외모 얘기밖에 없었다"라며 "이게 무슨 최고 배우의 모습이냐"라고 밝혔다. 다른 이용자는 "MBC스페셜은 김태희를 방송하고, 1박2일 멤버들은 검은 양복을 입고 제주도를 찾았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다큐는 예능을 하고 예능은 우리를 울린다"라고 꼬집었다.

이밖에 "요즘 방송 트렌드가 예능인가 보다" "김태희에 대한 MBC의 사랑을 재발견했다" "탐사보도를 막은 자리에 이름만 '다큐'고 '스페셜'인 소프트 연예 프로그램이 난무한다" "MBC의 연성화가 이 정도라니" "방송할 게 그렇게 없나?" 등의 비판 의견이 있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경제, 인권 등의 문제를 다뤄야만 스페셜한 다큐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MBC스페셜이 김태희도 다룰 수 있다"며 "문제는 소재가 아니라 다루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큐멘터리의 기획 의도와 실제 다루는 내용이 일치하지 않을 때가 있다. 기획 의도 자체는 좋지만 실제로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과 방식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시청률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다루는 방식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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