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데이로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현대 오일뱅크 K리그 2011이 다음달 2일 다시 시작됩니다. 우승후보로 예상하지 않았던 팀들이 선전을 거듭한 반면 몇몇 우승후보 팀들은 힘 한 번 제대로 못 쓰며 주춤한 출발을 보였는데요. 2주 동안 재정비한 각 팀들이 얼마만큼 잘 정리해서 시즌 초반 판도를 잘 맞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팀은 바로 지난해 우승팀 FC 서울입니다. 황보관 감독이 부임한 이후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2연패를 노렸던 서울이지만 초반 1무 2패 부진에 빠지면서 지난해 위상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2연승을 달려 그나마 K리그 챔피언으로서 체면은 세우고 있지만 리그에서 좀처럼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면 상당히 힘든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은 게 현실입니다.

▲ 황보관 서울 감독 ⓒ연합뉴스
지난 3라운드까지 FC 서울이 보여준 경기력은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지난 시즌이 끝난 지 3개월 정도밖에 안 지났는데 같은 팀이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서울 특유의 조직적인 패스플레이, 화끈한 골결정력은 모두 사라졌고, 마치 모든 선수들이 겉도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정조국이 프랑스에 진출하고 김치우, 최효진 등이 군입대했다고 하지만 그런 만큼 선수 보강도 가장 알차게 했다는 평가를 들었던 만큼 서울의 경기력은 아쉬운 면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뚜렷한 색깔을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황보관 축구가 벌써 도마에 오르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외국인 선수 4명(데얀, 아디, 제파로프, 몰리나)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선수 기용에서 일부 문제를 드러내며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땅한 전술 변화도, 위기관리 능력도 시원스럽게 보여주지 못하다보니 서울 팬들은 초반부터 등을 돌릴 움직임마저 나타났습니다. "관 때문이다", '항복왕'이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서울은 나름대로 변명할 거리가 있습니다. 전력의 주축인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제 실력을 보여주기가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하대성, 최태욱, 한태유, 고명진 등이 일찌감치 초반부터 전열에서 이탈했고, 제파로프는 아시안컵, 팀훈련 등 쉼 없이 뛰다 결국 대전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해 역시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이들이 다음 달에 하나둘씩 들어오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고 베스트 멤버를 가동해서 제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서울 황보관 감독의 생각입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좀 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부분도 있습니다. 황보관 감독은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지도 경력이 없어 K리그 분위기 파악을 할 시간이 필요했던 게 사실입니다. 초반 3라운드에서 호되게 당한 만큼 전열을 가다듬고 4월부터는 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그나마 황보관 감독의 말로 내부적으로 뭔가 해보자는 의지가 있는 것도 서울이 꽃피는 봄이 오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2주 휴식기 동안 서울은 분위기를 추스르고 강원도 춘천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재도약 의지를 다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기회에 정말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서울이 꽃피는 봄에 정말 웃을 수 있을지는 오는 2일 홈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판가름이 날 것입니다. 만약 이 경기에서도 분위기 반전에 실패하면 서울은 상당히 힘든 시즌을 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상을 이어가며 뭔가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황보관 서울'이 될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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