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목요일 KBS <유유자작>의 한장면이다. 이날은 이재후, 이영호, 백승주, 조우종, 전현무, 이지애, 최송현 아나운서가 토크쇼를 벌였다. 화제의 UCC도 소개했다.

강수정 아나운서는 KBS에 근무할 당시 <여걸파이브>에서 "일요일날 출연료 2만원 받고 출근하는 사람이 어디있느냐"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우스개 소리 같았지만 사실이다. 아나운서는 2~5만원의 출연료를 받고 프로그램에 나온다. 이는 방송사의 저비용 고효율 전략이다. 예능프로그램도 제작비는 늘지 않는 반면, MC출연료만 치솟자 출연료가 저렴한 직원을 내보내는 아이디어를 냈다. 아나운서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에 거부감이 줄어든 상황이라 금기시할 이유도 없어졌다.

이에 <유유자작>은 일단 돈은 안 들이고 만들었을 듯하다. 아나운서 예닐곱명이 스튜디오에 모여 UCC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줄거리니 계산이 쉽게 나온다.

돈 적게 들인게 흉은 아니다. 문제는 재미도 없다는데 있다. 아나운서들이 아무리 애써도 연예인 게스트들 보다 재치가 떨어진다. 아나운서에게는 예상하지 못했던 의외성의 재미를 찾아야 하나 그러기도 힘들다. 손석희 아나운서 같은 고정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인물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얼굴도 낯선 신인 아나운서이거나, 이미 예능프로그램에서 소모된 아나운서들이라 기대가 떨어진다. 더구나 UCC은 인터넷에서 이미 본것들이다.

하나 건지는 것이 있다면 동질감이다. 직장인의 비애는 발견했다. 녹화가 끝나면 주당 2만원씩 모은 돈으로 한잔씩 할듯하다. "오늘은 먹고살려고 노래까지 불렀네"라고 푸념할지도 모른다.

욕심을 부려야 한다. KBS의 미래를 짊어질 아나운서들이 아닌가. <유유자작>에서 유유자적 수다떨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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