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검찰이 MBC <PD수첩> ‘검찰 기자단’에 대해 악의적인 보도라는 입장문을 내고 유감을 표명하자, 제작진이 반박에 나섰다. <PD수첩> 제작진은 보도 내용 중 일부를 허위·왜곡 보도라고 지적하는 대검 입장문에 대해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대검찰청 대변인’은 ‘대검찰청 대변인실 직원’으로 정정한다고 밝혔다.

<PD수첩> 제작진은 4일 “대검찰청은 방송에서 지적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정상적인 공보활동과 업무’라고 하지만 이에 대한 판단은 방송을 보신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대검찰청은) 진위 확인도 곤란한 음성변조로 복수의 익명 취재원을 내세워 추측성 보도를 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인터뷰에 응해준 현직 검사와 기자 등 취재원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검찰청 대변인실에서 허위보도라고 지적한 대검 대변인 인터뷰 자막에 대해서는 “‘대검찰청 대변인실 직원’이 맞기에 정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은 “<PD수첩>에서는 취재과정에 대검찰청에 공문을 통해 질문지를 보냈으나, 대검찰청에서는 공식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3일 MBC의 '검찰 기자단'편 (사진=MBC)

방송 다음 날인 4일 대검 대변인실은 <PD수첩> 보도와 관련해 즉각 입장문을 내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대검 대변인실은 검사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 대해 “차장검사 브리핑,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공보는 국민 알권리 보장, 오보 방지 등을 위해 공개적으로 진행하였던 당시 공보준칙 등에 따른 정상적인 공보활동”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PD수첩>이 발언 여부에 대한 진위 확인도 곤란한, 음성을 변조한 복수의 익명 취재원을 내세워 일방적인 추측성 내용을 방송한 것은 검찰 및 출입기자단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악의적인 보도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검은 “<PD수첩>은 동의받지 않은 출처 불명 녹취를 발언 상황에 대한 설명을 생략한 채 편집해 방송하면서 당사자에게 어떠한 확인요청을 한 바도 없다”며 “<PD수첩>은 대검 대변인이 <PD수첩> 취재에 답변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마치 대검 대변인이 직접 인터뷰를 한 것처럼 허위보도했다. 또한 경찰 조사 직전 모 검사가 경찰 출입 기자 앞에서 인터뷰한 상황을 마치 검찰 출입기자단의 문제인 것처럼 왜곡 보도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PD수첩>은 ‘검찰 기자단’편에서 검언유착 관계를 조명했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보도 중 67%가 검찰에서 나온 정보에 바탕을 뒀으며, 이는 검찰의 여론전의 일부라고 말했다. 검찰은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통과시키기 위해 언론 플레이를 하고 기자는 단독 보도를 위해 움직여 마치 '악어와 악어새' 관계 같다는 기자와 현직 검사의 증언이 잇따라 등장했다.

<PD수첩>에서는 최근 5년 동안 검찰 기자단에 새로 들어온 매체가 없다며 기자단의 폐쇄성에 주목했다. 출입 기자단에는 검찰이 실시간으로 중계하듯 정보를 메시지로 전달해주는데 주요 40개의 언론사를 제외한 매체는 기자단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출입기자단 소속이 아닌 이가 질문할 경우 기자단 규율에 따라 징계를 받는 일도 있었다. <PD수첩>은 앞서 김재영 MBC PD가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김범기 차장검사에게 질문했다는 이유로 기자단이 MBC 출입기자에게 엄중 경고를 내렸다는 내용도 방송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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