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자유한국당 주요 정치인들이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부정적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베네수엘라에서나 채택한 제도', '좌파의 장기집권 음모' 같은 발언이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녹색당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3대 가짜뉴스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가짜뉴스가 도를 넘어섰다. 한국당 주요 정치인들이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녹색당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3대 가자뉴스 발표 및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녹색당 제공)

녹색당은 우선 최근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최교일 의원 등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베네수엘라에서나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완전히 거꾸로 얘기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25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단식농성 현장을 찾아 "연동형비례대표제는 베네수엘라에서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2010년부터 한국과 같이 국회의원을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따로 뽑는 '병립형'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이 같은 주장은 "완전히 가짜뉴스"라는 지적이다.

녹색당은 "베네수엘라는 전체 국회의원의 70% 정도는 지역구에서 뽑고, 30% 정도를 비례대표로 뽑는데 '연동형'이 아니라 '병립형'이기 때문에 따로따로 뽑는다"면서 "'표의 등가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표의 등가성'이 깨진 선거를 한 것이 베네수엘라의 정치갈등을 악화시켰다"고 했다.

베네수엘라 201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48.3%를 얻은 정당(여당)이 96석을, 47.2%를 얻은 정당이 64석을 차지했으며 또한 2015년 선거에서 56.21%를 얻은 야당측이 전체 의석의 65.27%를 차지했는데 이 같은 현상이 오히려 병립형 제도를 버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꿔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좌파 장기집권, 좌파 개헌선 확보 음모'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녹색당은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좌파에게 유리한 것이 아니라, 정당득표율을 높일 수 있는 정당에게 유리할 뿐"이라고 한국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개헌선인 의석 3분의 2를 확보하려면 300석 중 200석이 되어야 하는데 녹색당은 "좌파개헌선 확보음모 주장은 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포기하겠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진다. 스스로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정당득표를 가정하고 하는 얘기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녹색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간접선거'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독일, 뉴질랜드, 스웨덴, 덴마크, 오스트리아, 스위스, 네덜란드처럼 비례대표제 선거제도를 택하고 있는 국가들이 간접선거를 하는 비민주적 국가라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녹색당은 "전체적으로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보다 비례대표제를 택하고 있는 정치선진국들이 훨씬 많다. 비례대표제를 택해야 정당간의 정책경쟁이 가능해지고 여성, 청년, 소수자들의 정치참여도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책임있는 정당, 정치인이라면 해서는 안 될 주장이다. 몰라서 가짜뉴스를 퍼뜨린다면 자질과 역량을 의심할 수밖에 없고, 만약 알고도 가짜뉴스를 퍼뜨린다면 그것은 여론조작을 시도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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