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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1골 1도움, ‘무리뉴 시대’를 열었다[미디어비평]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스포토리 | 승인 2019.11.24 12:38

[미디어스] 손흥민이 무리뉴로 하여금 기쁨에 찬 어퍼컷을 하게 만들었다. 포체티노 감독 시절 마지막 골을 넣었던 손흥민은 새로 선임된 무리뉴에게 첫 골을 안겼다. 3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토트넘의 핵심 선수가 누구인지 스스로 다시 한번 증명해냈다.

원정 경기 12경기 무승이라는 지독한 상황에 처한 토트넘과 승수를 더하지 못하고 추락하는 웨스트햄의 경기는 서로에게 승리가 간절했다. 누군가는 더욱 큰 추락으로 다른 누군가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기회를 토트넘이 잡았다.

7경기 연속으로 승리를 하지 못한 웨스트햄과 달리, 토트넘은 오늘 승리로 9위까지 올라서게 되었다. 4위 첼시와 승점 9점 차이라는 점에서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최악의 부진에서 빠져나왔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이다. 무리뉴 감독 부임 후 첫 경기는 모두 이겼다는 전통이 이번에도 지켜지게 되었다. 

많은 이들은 무리뉴 토트넘 데뷔전 라인업을 궁금해했다. 가장 중요한 경기에 내보내는 선수는 확실하게 승리를 얻어줄 선수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 현재 토트넘 전력 중 가장 좋다고 판단한 선수들이 나선다는 점에서 무리뉴 첫 라인업은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이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과 2019-2020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원정에서 빠르게 쇄도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케인 원톱은 당연했다. 그리고 2선에 손흥민이 나서는 것도 예상 가능했다. 에릭센 자리에 알리를 다시 내세우고, 오른쪽 윙에 라멜라가 아닌 모우라를 선발로 썼다는 사실은 흥미로웠다. 포체티노 체제에서는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라멜라가 중용되었기 때문이다.

무리뉴 체제에서 라멜라는 후보에도 끼지 못한 모습이었다. 물론 주중 챔스 경기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배분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원에는 윙크스와 다이어가 나섰다. 은돔벨레가 선발로 나설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사타구니 부상으로 인해 빠졌다. 잔부상이 많다는 것은 은돔벨레에게 독이 되어가고 있다.

포백 라인에는 데이비스, 산체스, 알데르베이럴트, 오리에가 나섰다. 베르통언이 부상 중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이 조합이 자주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대니 로즈가 선택받지 못했다는 점도 중요하게 다가온다. 무리뉴 체제에서는 로즈보다 데이비스가 선발로 나설 기회가 더 많다는 의미다.

토트넘의 전형적인 4-2-3-1로 시작했지만, 오리에가 윙어 자리로 올라오며 쓰리백 형식으로 운영되기도 했다. 왼쪽에 있던 손흥민은 모우라가 자주 막히고 끊기자 위치를 바꾸며 프리롤 처럼 움직이는 모습도 보였다. 알리가 중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자임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급격하게 경기력이 저하되며 비난을 받았던 알리였지만, 무리뉴 부임 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알리와 케인의 잦은 패스 연결은 오프사이드로 막히기는 했지만, 향후 공격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왔다. 불안했던 상황을 정리한 것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의 웨스트햄전 골 세리머니 [AFP=연합뉴스]

전반 36분 패널티 아크 정면에서 알리가 찔러준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수비수를 바로 제친 후 각이 좁아진 상황에서도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을 완성해냈다. 이 과정에 군더더기가 없었다. 웨스트햄을 상대로 통산 손흥민은 7경기에서 4골 6도움을 기록하게 되었다. 천적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강력했다. 

전반 43분에도 아주 멋진 장면이 나왔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이 라인 밖으로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알리가 슬라이딩을 하며 겨우 살려냈다. 이런 상황에서 멍하게 있지 않고, 알리가 공을 넘겨줄 것이라 생각하고 전진하던 손흥민은 그렇게 공을 받아치고 올라갔다. 

중앙에는 케인이 있었고, 오른쪽에는 모우라가 있었다. 슬쩍 한 번 본 손흥민은 곡선을 그리며 완벽하게 골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환상적인 크로스로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모우라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수비수와 골키퍼를 피하며 안으로 들어온 모우라 발에 닿을 수밖에 없는 택배 크로스로 인해 토트넘은 전반에만 2-0으로 앞설 수 있었다. 후반 5분에는 윙어처럼 활동하던 오리에게 완벽한 크로스로 케인의 골을 만들어냈다.

오리에가 가끔 보여주는 환상적인 크로스가 이번에도 등장했다. 위치와 스피드 모두 완벽하게 만들어진 이 택배 크로스는 그냥 서 있어도 골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토트넘은 다시 흔들리며 2골을 내줬다. 

알리가 체력적인 문제로 에릭센과 교체되면서 균형이 무너진 것도 사실이다. 오른쪽 수비가 부실해지자, 무리뉴는 모우라 대신 시소코로 교체한 후 수비라인을 두텁게 했지만, 골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가사니가의 순간 판단력이 조금 늦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골들이 나왔다는 점에서 요리스의 부재가 조금 아쉽기도 했다.

손흥민의 첫 골에 주먹 불끈 쥐며 기뻐하는 모리뉴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수비라인이 확실하지 못하다는 점은 올 시즌 내내 토트넘의 문제였고, 아직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중원에서 은돔벨레가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오늘 경기도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시소코가 중용 받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손흥민은 무리뉴가 토트넘 감독으로 부임한 후 첫 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보여주었다. 무리뉴가 가장 중용할 수밖에 없는 선수라는 점에서 손흥민은 많은 활약을 할 수밖에 없다.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던 중에도 손흥민에 대한 칭찬이 많았던 무리뉴는 필드에서 직접 확인했다.

알리가 각성해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중요하다. 선수들 모두 더는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점도 분명하다. 주중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이어 본머스와 홈경기를 갖는다. 12월 5일 올드포드에서 열리는 맨유와 원정경기는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다. 

무리뉴 감독에게도 토트넘 선수들에게도 맨유 원정 경기는 올 시즌 토트넘이 반등해 빅 4에 다시 들어설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유로파에 만족해야만 할지 그 모든 것의 시작이 될 수밖에 없는 경기다. 이제 토트넘이 다시 깨어나기 시작했다. 과연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지 궁금하다. 그리고 손흥민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기대된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스포토리  jhjang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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