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최승호 MBC사장 해임 결의안‘이 상정됐지만 과반수가 반대해 표결 없이 종결됐다.

14일 열린 방문진 정기 이사회에서 김도인·최기화 이사가 상정한 ’최승호 MBC 사장 해임 결의안‘이 다뤄졌다. 안건 상정에 대한 기준이 없어 방문진 이사 2명이 안건을 올려도 상정될 수 있다.

김도인 이사는 해임 결의안을 상정한 사유로 ▲경영 적자 ▲정파적 저널리즘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 중심의 인사와 차별 등을 꼽았다. 김도인 이사는 “가장 큰 이유는 경영문제”라며 “2년 동안 2천억 원에 이르는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타개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노조로부터 절박함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다. MBC 경영을 관리하는 사장으로서 주요 업무를 어겼기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이사는 MBC가 방송의 공적 책임인 ’사회 통합 실현‘을 어기는 등 정파적 저널리즘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정권에 불리한 뉴스는 빼고, 조국 지키기 보도를 하는 등 문제였다. 특히 광화문 집회와 서초동 집회를 차이나게 보도해 과연 MBC가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종합적으로 레임덕이 온 것 같아 최 사장 임기가 내년 2월까지이지만 해임 결의안을 냈다”고 밝혔다.

최승호 MBC 사장 (사진=MBC)

하지만 이날 방문진 이사회 참석 이사 과반이 해임 결의안에 반대의견을 냈다. 강재원 이사를 제외한 김경환, 문효은, 유기철, 최윤수 이사는 최 사장 임기가 내년 2월까지로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며 최 사장 개인 책임이 아닌 MBC에 대한 지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사유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경환 이사는 “2018년도 경영실적과 비교하면 개선되고 있다. 최근엔 뉴스 시청률이나 영향력도 좋은 쪽으로 전환되고 있고 지표로 나타났다. 이 정도 사유로 해임안이 제출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내년 2월에 임기가 끝나는 사장을 두고 해임안을 논의하는 건 회사경영 공백만 가중할 뿐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다. 차라리 어려움을 딛고 개선 방향을 고민 중인 최승호 사장에게 힘을 실어줘 유종의 미를 거두는 쪽으로 가는게 맞다”고 말했다.

유기철 이사는 “해임안을 보면 공보다는 과를 부각하고 있다”며 해임 결의안을 제출한 두 명의 이사에게 ‘내로남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이사는 “투자 대비 시청률을 보면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오락 프로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보도나 시사프로그램의 존재감은 확보했다. 메인뉴스는 2049 시청대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켰고, 가구 시청률도 6.6%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했다”고 평가했다.

유 이사는 “경쟁사의 보도 시청률과 비교하면 유일하게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며 "공정 보도 측면에서도 기자들이 ‘기레기’가 아닌 ‘마봉춘이 돌아왔다’는 평을 듣고 있는 걸 보면 회복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윤수·문효은 이사도 “최 사장의 개인 사유라고 묻기는 어렵다”, “1인 미디어 등으로 급격히 변하는 방송환경 속에서 1명의 리더십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집단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김상균 방문진 이사장은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의 의견을 들은 후, 표결에 부치지 않아도 결론이 이미 나왔다며 회의를 종결했다. 또한 최승호 사장 해임 결의안이 지난해에도 올라왔던 점을 감안해 결의안을 제출할 때 최소한의 인원을 정해두자는 절차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방문진 회의에서 최승호 사장 해임안과 별개로 MBC 현 상황과 관련해 타개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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